손 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이 임박하면서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이 막판 조율에 나선 가운데 회담 준비 부족과 상호 견제 기류가 변수로 지목된다.
당초 회담은 이란 전쟁 장기화와 미국 내 정치 상황 등으로 연기 가능성이 거론됐다. 전쟁 여파로 일정 준비가 지연된 데다 미국 내 총격 사건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14~15일 방중이 이뤄질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약 열흘 뒤 베이징에서 열리게 된다. 양 정상의 대면은 지난해 10월 부산 회동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다만 아직 양국이 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중국이 통상 주요 외교 일정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공개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외에 확정된 일정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 내부 사정도 부담이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전쟁이 장기화했고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부담, 지지율 하락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내부 수습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담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수잔 셔크 캘리포니아대 연구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정말 실망스러운 것은 이번 방문에 대한 외교적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이를 다룰 것이라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양국은 최근 접촉을 이어가며 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30일 전화 통화를 갖고 회담 준비 상황과 주요 의제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경제 라인에서도 협의가 이뤄졌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화상 회의를 통해 경제·무역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은 최근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기술·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스마트폰·카메라 등 전자기기에 대해 중국 연구소의 인증 시험을 금지하는 방안을 의결했고, 상무부는 일부 반도체 장비 기업에 중국 업체에 대한 공급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인공지능 기업의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수송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도 대응에 나섰다. 공급망 안보를 이유로 수출입 제한 등을 가능하게 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외국의 역외 관할에 대응하는 제도를 정비했다. 희토류 관리 강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자국 인공지능 기업 인수 시도를 불허하며 견제에 나섰다.
양국이 회담을 앞두고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제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접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양국이 여러 전략 분야에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이 대미 의존도를 줄이며 기존 제재에 적응해 온 만큼 단기간 내 입장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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