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남구를 주목하는 이유
김영진 전남광주시 남구 민주평화인권과장
2026년 09월 09일(수) 15:20
우리 구가 통일부가 마련하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페스타 에 초청받아 정책 사례를 발표한다. 고령자와 가족 단위 시민이 함께하고 단순한 접경지역 견학을 넘어 즐거운 평화교육으로 자리 잡은 ‘통일효도열차’를 전국에 소개할 예정이다.
통일효도열차라는 이름은 출발역인 효천역의 ‘효’ 와 최북단 접경역인 도라산역의 ‘도’를 따서 지었다. 여기에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까지 담았다. 신청 접수와 동시에 마감될 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뜨겁다. 열차 안에서는 공연과 통일 강연 등이 이뤄지고, 접경지에 도착해서는 분단 현장을 둘러보는 다채로운 평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지금까까지 14차례 운행해 모두 4554명의 시민이 함께했으며, 오는 10월과 11월에는 강원도 고성과 철원을 향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통일효도열차의 인기만으로 우리 구가 우수사례 발표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통일부는 왜 지방 도시인 우리 남구를 주목했을까 .
그 답은 남구가 걸어온 길에 있다. 남구는 2018년 남북교류협력 전담팀을 신설하고 지역사회에 평화의 기반을 다지는 사업을 차분히 준비해 왔다. 남북관계에는 부침이 있더라도 평화의 시대는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방향은 2026년 현재까지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을 통일강사(평화도슨트)로 양성해 지역 초·중학교에서 평화교육을 진행하고, 고령의 이산가족이 살아온 삶을 영상과 책으로 기록했다. ‘남구 평화통일 시민축제’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평화의 가치를 체험하는 지역의 특색 있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남구는 전국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의 상임대표 도시이기도 하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지방정부 간 협력과 연대를 이끌며 남구의 경험과 정책을 전국 지방정부와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남북 교류협력 모델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9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페스타 에는 김병내 남구청장이 기초지방정부를 대표해 참석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조정식 국회의장 등과 함께 ‘한반도 평화공존 상생 협약 공동선언문’ 채택에 참여하고 대표로 서명할 예정이다.
공동선언문에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지속성 확보를 비롯해 민간, 교류협력과 평화공감 생태계 복원,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남북 교류협력사업 발굴,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공감대 확산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남구는 이날 ‘남북교류협력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사례를 발표한다. 남북이 함께 살아가는 평화로운 시대를 여는 일은 시민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분단의 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남구의 생각이다.
평화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모습으로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평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서로의 차이를 넘어 한 걸음씩 함께 만들어가는 현재진행형의 과정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평화에 관한 말조차 조심스러웠던 시기에도 남구가 시민 곁에서 평화교육과 교류협력의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이유다.
통일부가 남구를 주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화려한 성과 하나가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도 멈추지 않았던 꾸준함,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일상에서 평화를 키워온 실천 말이다.
한반도 평화는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지방정부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평화를 이해시키고 경험하게 하며 다음 세대에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남구의 작은 실천이 전국 곳곳으로 이어져 시민의 마음을 잇고 마침내 단절된 남북을 잇는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영진 전남광주시 남구청 민주평화인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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