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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토론회 공감하지만, 피해주민들의 생업·생계 회복이 먼저”

또 AI 강국이라는 대한민국 고령의 주민들이 피해인정 기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인공지능 AI강국을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피해 내역은 수작업으로 입력되고 과부하를 견디지 못한...

“토론회 공감하지만, 피해주민들의 생업·생계 회복이 먼저”

산불회복주민연대 의성무지개·피해주민들, 대책 마련을 위한 숙의토론에 입장 발표

지난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의성군 점곡산림경영특구대상지 전경. 경북도 제공

산불회복주민연대 의성무지개(이하 의성무지개)와 산불피해주민들이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산림청과 사회대개혁위원회 주도의 ‘산불예방대책 마련 숙의토론’에 대한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주민들은 산불 예방 대책 마련이라는 토론회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초대형산불 발생 1년이 지나도록 생업과 생계가 회복되지 않은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채 ‘원인 규명과 예방’이라는 원론적 이야기만 반복되는 현실에 답답함과 허탈감을 느껴 긴급히 상경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해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산불 이후 쏟아지는 수백, 수천억원 규모의 장밋빛 개발사업과 산림특구사업, 재창조 사업 예산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의 삶은 왜 복구되지 않는지 △주민들은 여전히 대출에 빚으로 버티며 사각지대 피해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지 △피해는 입었는데 실제 피해를 담지 못하는 낡은 ‘국가재난정보관리시스템’(NDMS)은 왜 개선되지 않는지 호소하려고 한다.

또 AI 강국이라는 대한민국 고령의 주민들이 피해인정 기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불친절한 행정의 현실을 지적하며 산림청과 사회대개혁위원회에 “산불 예방과 대응 대책에 우리 피해주민들의 삶이 포함돼 있는가”를 묻는다.

산불회복주민연대 의성무지개 관계자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공정한 국가의 약속”이라며 “보여주기식 토론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인정 기준 확정과 소득 보전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산불예방대책마련 숙의토론에 대한 산불피해주민 입장문 전문이다.

멈춰버린 주민의 시간, 장밋빛 개발사업보다 ‘삶의 회복’이 먼저입니다.

오늘 청와대 별관에서는 산불 원인을 진단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숙의토론이 열립니다. 대형화·상시화되고 있는 산불의 재발을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는 그 취지에는 우리 피해주민들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초대형산불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도록 삶의 터전을 회복하지 못한 주민들은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이 더 먼저입니까. 대체 무엇이 더 중합니까.

산불이 나면 날수록 산림청의 예산은 늘어났다고 합니다. 지방정부들은 수백억, 수천억 원 규모의 ‘재창조 사업’, ‘개발 사업’, ‘산림특구사업’을 앞다투어 내어놓고 화려한 이름으로 쏟아집니다. 그러나 그 장밋빛 예산들이 쏟아지는 동안 정작 피해주민의 삶은 왜 아직도 무너진 채 있습니까? 왜 피해주민들은 여전히 대출에 대출로 버티며 산불 1년이 지나도 인정받지 못한 피해와 억울함을 삼키고 감당해야 합니까.

대형 재난은 반복되는데, 우리를 지켜줘야 할 재난 제도는 현재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전의 틀과 기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실의 피해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낡은 NDMS(국가재난관리시스템) 안에서는 피해를 입어도 입력할 항목조차 없는 피해가 너무 많고 피해 입증 책임은 오롯이 고령의 주민들에게 사실상 떠넘겨져 있습니다. 인공지능 AI강국을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피해 내역은 수작업으로 입력되고 과부하를 견디지 못한 공무원들이 현장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 안에 과연 피해주민의 삶과 사람이 보입니까?

오늘 의성에서 먼 길을 달려온 주민들은 허탈합니다. 전문가들이 모여 산불 원인과 예방을 논의하는 숙의토론이 진행된다지만, 1년이 지나도록 산불을 예방한다, 대책을 마련한다 논쟁을 하는 사이 정작 현장의 주민들은 아직도 어떤 피해가 인정되는지, 구체적인 피해 인정 기준조차 알지 못한 채 지쳐가고 있습니다. 초대형산불 1년, 회복은 더디고 이후 연쇄적으로 붕괴된 생계와 생업의 현실은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예산을 무조건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피해 인정 기준,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을 원합니다. 낡은 재난 제도의 맹점과 한계를 그대로 둔 채 ‘회복’과 ‘재건’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이 살아야 농촌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도 유지됩니다. 그래서 오늘의 이 숙의토론이 저희에게는 한가한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오늘 숙의토론에 참석하는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관계기관의 책임있는 분들께 요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주민들은 국가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오늘 먼 길을 달려와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피해주민들의 무너진 생업과 생계 회복이 그 무엇보다 먼저여야 합니다!

산불회복주민연대 의성무지개, 경북지역 산불피해주민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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