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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터질게 터진 '정용진 멸공 리스크'…직접 사과 방문 대신 임원 내세워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 4일 보도에서 "테크 리더들의 상당한 자금 지원을 받는 록브리지의 목표는 MAGA가 트럼프 사후에도 존속할 수 있도록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공개...

터질게 터진 '정용진 멸공 리스크'…직접 사과 방문 대신 임원 내세워

‘탱크데이’ 일파만파...‘503ml’ ·‘4월16일’ 상징 추가 논란

탈스벅 러시·스타벅스 불매운동 확산

배경은 정용진의 반복된 우파적 메시지와 정치적 행보

정용진, '미국 MAGA 동아시아 회장' 우파 이미지 각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되고, 맥락이 쌓이면 프레임이 된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 문구를 둘러싼 시민사회의 분노는 단발성 마케팅 사고에 대한 반발이 아니다. 이는 ‘멸공 챌린지’부터 미국 ‘마가(MAGA)’ 세력과의 밀착까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스스로 구축해온 이념적 정체성의 결과물이다.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면서도 끝내 직접 광주를 찾아 고개 숙이지 않은 정 회장의 ‘유체이탈식’ 대응이 또 다른 오너리스크라는 평가다.

‘503ml’ ·‘4월16일’…'탱크데이' 추가 상징 논란 확산

이번 논란이 더 커진 이유는 단순히 ‘탱크데이’라는 표현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벤트 전반에서 추가적인 상징과 숫자까지 연결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 텀블러 용량인 ‘503ml’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됐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연상시킨다는 주장 ▲ 4월 16일 진행된 ‘미니 탱크데이’ 이벤트가 세월호 참사일과 겹친다는 주장 등이 확산했다. 또 ▲ 텀블러 6가지 색상을 육군사관학교의 ‘육’과 연결하거나 ▲ 이벤트 페이지 속 별 안에 적힌 숫자 ‘7’이 '일베'에서 전라도를 가리키는 은어라는 주장도 나왔다.

물론 이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텀블러 용량 503ml는 이미 2022년에도 출시된 것이고, 지난달 16일 진행된 ‘미니 탱크데이’ 이벤트 역시 당시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이들 의혹이 과도한 연결고리에 기반한 ‘확증 편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왜 대중이 스타벅스의 마케팅을 이토록 정교한 정치적 프레임으로 해석하는가”이다. 그 배경에는 정용진 회장이 그동안 보여온 정치적·문화적 극우 행보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용진의 반복된 극우적 메시지와 행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맥락의 누적(Cumulative Context)’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로 본다.

정 회장은 국내 대기업 총수 중 보기 드물게 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온 인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22년 ‘멸공’ 논란이다. 당시 정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멸공’ 해시태그를 반복적으로 사용했고, 이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롯한 보수 정치권 인사들이 ‘멸치·콩’ 인증 사진을 올리며 이른바 ‘멸공 챌린지’로 동조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나경원, 김진태 등 보수 정치권 인사들과의 연결 이미지가 강화됐다.

정 회장은 또 과거 극우 성향 논란이 있었던 유튜버 및 인터넷 인사들과의 교류로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정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관련된 강용석 변호사에게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기부했고, “가세연 보세요”라는 댓글을 남긴 일도 있었다.

또 윤서인 작가와 유머저장소 운영자 등을 초청해 식사한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윤 작가는 이번 스타벅스 논란 직후 SNS에 “5·18에 탱크보이(빙과 이름)는 어떻게 먹냐, 물탱크도 다 비워야지”라며 “금기성역을 만들어 놓고 단속 갑질하는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니, 숨 막혀 죽겠다”고 스타벅스를 옹호했다.

과거 세월호 관련 표현 논란 역시 이번 사건과 함께 다시 소환되고 있다. 정 회장은 2021년 SNS에 음식 사진과 함께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반복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세월호 추모 메시지를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이후에도 랍스터와 생선 사진에 “0000, 000”이라는 댓글을 달아 논란이 이어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논란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결국 이번 스벅 사태는 정 회장의 이런 SNS 활동과 정치적 상징 소비 방식이 조직 내부 문화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는 최소한의 사전 검증과 필터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NS에서 확산하는 스타벅스 기획상품(MD) 부수기 관련 메시지(사진=연합뉴스)

정용진, 미국 MAGA 동아시아 회장…극보수 이미지 각인

정 회장은 미국 보수 정치권과의 밀착 이미지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보수 네트워크인 ‘록브리지 네트워크’의 아시아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지난 해 록브리지네트워크 코리아 설립을 주도했다.

록브리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보수 성향 사업가 크리스토퍼 버스커크가 2019년 설립한 단체로, 트럼프 진영 핵심 후원 네트워크 중 하나로 평가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 4일 보도에서 “테크 리더들의 상당한 자금 지원을 받는 록브리지의 목표는 MAGA가 트럼프 사후에도 존속할 수 있도록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공개 웹사이트나 대외 조직 노출은 거의 없지만, 여론조사·데이터 분석·온라인 광고·다큐멘터리 제작 네트워크까지 구축하며 미국 보수 정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장남과의 친분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고, 이후 “10~15분 동안 여러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 MAGA와의 연결은 정 회장의 우파 이미지를 대중에게 더욱 각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트럼프의 구호 ‘MAGA’를 패러디한 ‘MEGA(Make E-mart Great Again)’ 모자를 제작해 지인들에게 나눠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정 회장에게는 ‘한국형 MAGA 기업인’이라는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신세계 부사장 광주 사과 방문 갔지만, 5월단체 거부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것도 결국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5·18에 탱크데이 이벤트라니, 대한민국 공동체와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며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느냐”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저는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 대신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를 찾아 사죄를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폄훼 이벤트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19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에 대해 재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정말 모든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했다면 왜 사건 초기 직접 나서지 않았느냐”는 비판과 함께 “부사장이 아니라 정 회장이 직접 광주를 찾아 진정성 있게 사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사건 직후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격노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대표 해임 등 초강경 조치를 내세웠지만, 정작 정 회장 본인은 임원들 뒤에서 침묵했다. 이후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나온 뒤에야 사과문이 발표되면서 결과적으로 ‘떠밀린 사과’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패를 넘어, 오너 개인의 정치적 이미지와 SNS 행보, 그리고 기업 브랜드가 얼마나 강하게 결합돼 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밝히고도 광주를 직접 찾아 사죄하지 않는 오너의 대응 방식 자체가 또 다른 ‘정용진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뉴스버스 최기수 기자  kisoo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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