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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쿠팡 대대적 로비전… 한·미 정상간 합의까지 발목 잡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백악관에 대한 로비 영향력이 커진 점, 미국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서 유독 고전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이 한국 디지털 시장을 독점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 측의 오랜 불만도 적잖은 영향을...

쿠팡 대대적 로비전… 한·미 정상간 합의까지 발목 잡는다

원자력·핵잠 등 안보협의 급제동

백악관 핵심라인까지 접근 공세

韓정부 아무리 설명해도 안먹혀

美빅테크 고전도 韓 장벽탓 의심

AI 생성이미지

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 수사가 원자력·핵추진잠수함 등 한·미 정상 간 안보 합의까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 초부터 미국이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 대응을 한다”며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최근까지도 쿠팡의 대대적인 로비 탓에 안보 협의에 제동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백악관에 대한 로비 영향력이 커진 점, 미국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서 유독 고전하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정부 피해도 불가피한 만큼 조기에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쿠팡은 백악관 핵심 라인까지 접근하며 로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24일 이 사태가 한·미 안보 협의에도 영향을 준다고 시인했다. 정부는 외교라인 등을 통해 “쿠팡 사태가 국내법과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국적과 무관하게 비차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2월 방미 때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이를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백악관은 기업의 로비 영향력이 예전보다 강해 설득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 정부 인사들은 로비를 받은 만큼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야 해 정부가 아무리 설명해도 입장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한국 디지털 시장을 독점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 측의 오랜 불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전 세계 디지털 시장에서 구글, 메타 등 미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데 반해 한국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 조야에서는 한국 정부가 일부러 장벽을 만든 탓이라는 의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쿠팡 사태가 이를 증폭시키는 상황이다.

정상 간 이뤄진 합의에 기업 이슈가 발목을 잡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외교 전문가는 “정상 간 합의 사항이 기업 이슈와 비교가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대통령끼리 합의한 내용을 실무진이 이행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미국의 정책 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정부 고위급에서 더 적극적으로 정부 입장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조인트팩트시트(JFS) 체결 시 한국의 주된 협상 성과로 꼽힌 농축·재처리, 핵잠수함과 관련한 안보 협의는 5개월이 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미 측 협상단은 지난 1월 방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발됐다. 여전히 방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 내에선 협상단의 방한이 5월을 넘길 경우 협상 난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권 장악력이 강한 시기에 합의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농축·재처리나 핵잠수함은 한국의 핵무장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의제다. 정상 간 합의라 해도 실제 협의에선 에너지부·국무부 등 비확산 라인 실무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미국 내에선 여전히 한국이 핵무장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의구심도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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