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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콧대높은 애플도 삼성·SK에 줄서나...메모리 걱정한 애플 수장[김창영...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상황이 걱정스러워지는 시점은 6월 분기(3분기)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애플은 인상된 부품을 구매해야 하고 이는 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콧대높은 애플도 삼성·SK에 줄서나...메모리 걱정한 애플 수장[김창영...

팀 쿡 “다음 분기 메모리 비용 상당할 것”

역대급 실적에도 칩플레이션 충격 우려

사재기, 재고관리로 버텼지만 한계 직면

“아이폰 원가 메모리 비중 10%→45%”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분기에는 재고 덕분에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분기에는 메모리 비용이 상당히 상승할 것이다.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 시간)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가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자 메모리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분기에는 메모리 영향이 미미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고, 다음 분기부터는 원가에 미치는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토로한 것이다.

애플은 이날 프로세서 칩 공급 부족과 메모리 가격 급등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해 부진했던 중국 아이폰 판매가 되살아났고, 아이폰을 제외한 사업에서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지만 마냥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바로 메모리 때문이다. 제품 원가 10%에 불과했던 메모리가 앞으로 비용 절반을 차지할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메모리 가격 급등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2분기 매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1111억 8000만 달러(약 164조 원)를 기록했다. 역대 2분기 최고이자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1096억 6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19% 급증한 296억 달러로 2022년에 세웠던 분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당순이익(EPS)은 2.01달러로 전망치 1.95달러를 넘어섰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49.3%로 예상치 48.4%를 뛰어넘었다.

아이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56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해 역시 2분기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인 572억 1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다. 아이폰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서는 기대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아이패드 부문에서 69억 1000만 달러, 맥 컴퓨터 부문에서 84억 달러, 착용형 기기·액세서리 부문에서 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 부문에서 30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이 칩플레이션으로 판매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공급망 관리 덕분이었다. 쿡 CEO는 ‘공급망 관리의 대가’라는 수식어답게 전략적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예를 들어 메모리를 닥치는 대로 사들여 재고를 확보했다. PC와 아이폰에 동일한 스토리지 칩을 탑재하는 전략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지난달 아이폰 17e, 맥북 네오, M4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 등 보급형 라인업을 한꺼번에 선보이며 최고급 사양 모델 판매 부진을 상쇄했다. 실제 가격을 동결한 아이폰 17e와 애플의 첫 저가형 노트북으로 불리는 599달러 짜리 맥북 네오는 날개 돗힌 듯 팔렸다. 보급형 제품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메모리 가격 급등 여파를 최소화했다.

애플도 앞으로는 반도체 업계와 AI 업계에서 ‘라마겟돈(RAMaggedon)’이라고 부르는 메모리 공급난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라마겟돈은 램과 아마겟돈을 결합한 용어로 D램 등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서는 대만 TSMC에서 위탁 생산되는 프로세서가 메모리보다 더 큰 공급 제약 요소였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는 메모리가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 최대 4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10% 수준임을 고려하면 무려 4.5배가 급등하는 셈이다. 애플이 아이폰 차기작부터 램 기본 용량을 8GB(기가바이트)에서 12GB로 높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가격 급등은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쿡 CEO는 칩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는 재고 덕분에 비용 증가분을 상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재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상황이 걱정스러워지는 시점은 6월 분기(3분기)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애플은 인상된 부품을 구매해야 하고 이는 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9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지금처럼 중저가 시장을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9월에 내놓는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어떤 전략을 쓰든 애플이 메모리 시장에서 더이상 과거와 같은 갑의 지위에 있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메모리 부족이 수 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애플도 다른 제조사들처럼

삼성전자(005930)

,

SK하이닉스(000660)

, 마이크론 등 메모리사에 줄을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가 한국을 찾은 이유도 메모리 때문이었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에 D램 공급 가격으로 2배를 제시했는데 애플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매년 아이폰 2억 5000만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구매하면서 갑의 위치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산운용사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스테파니 링크는 “규모 면에서 누구도 애플을 마다할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메모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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