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출처=연합]
국내 자본시장 호황이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한 재계 자산을 빠르게 증폭시키고 있다. 주가 상승이 지분 가치로 직결되는 구조 속에서 한국 재계 인사들의 글로벌 순위와 영향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22일 포브스 실시간 글로벌 부자 순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산은 약 270억달러(약 39조9000억원)로 집계되며 세계 100위권에 진입했다. 불과 1년 전 82억달러(약 12조12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회장의 자산 증가는 암호화폐 거래소 경영자인 팔로 아르도이노, JL 반 데르 벨데, 지안카를로 데바시니 등을 제외하면 주요 글로벌 재계 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회장 자산 증가는 코스피 급등에 힘입은 결과다. 이 회장 자산은 대부분이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7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이 압도적이다.
삼성전자 주식보유현황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9741만419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21일 종가 21만9000원으로 환산하면 약 21조3337억원 규모다. 지난해 동일 기준 주가 5만5200원과 비교하면 약 15조9564억원 늘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출처=삼성전자]
주목할 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증권가는 업황 개선을 근거로 추가 상승 여력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은 30만원, 다올투자증권은 35만원, KB증권은 36만원을 제시했다.
최고 목표주가인 36만원이 현실화될 경우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약 35조691억원으로 확대된다. 현재 대비 약 14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자산은 약 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포브스 순위 역시 50위권 중반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이 회장 외에도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17조9336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6조1991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13조979억원) 등 삼성 오너 일가의 자산도 함께 늘었다.
◆현대차·셀트리온·미래에셋까지…'코스피 효과' 재계 전반 확산
타 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자산이 42억달러에서 97억달러로 증가했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9억달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83억달러),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70억달러),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57억달러) 등도 주가 상승에 힘입어 포브스 부자 랭킹 5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00대 주식 부자의 지분 평가액은 총 215조826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80조800억원 대비 30조원 이상 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는 코스피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8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상장사 이익이 약 2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을 핵심 동력으로 지목했다.
JP모건 역시 코스피 목표치를 8500까지 제시했다. 이는 두 달 전 제시했던 7500 대비 1000포인트 상향된 수치로, 이익 추정치 상향과 글로벌 자금 유입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재계에서는 기업 가치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재 총수들의 글로벌 영향력도 동반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헬먼 포브스 수석 에디터는 "한국의 대기업 오너들은 제조업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저평가됐던 기업 가치가 주가를 통해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총수들의 자산 확대는 단순한 부의 증가를 넘어 글로벌 재계 내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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