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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지배구조 신뢰에 달렸다"

김 원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장·퇴출 체계의 정상화"라며 AI·우주산업·에너지 등 전략기술 기업을 위한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편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관리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기금·공제회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지배구조 신뢰에 달렸다"

2026년 2월 26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63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역시 비슷한 시기 장중 1200선을 넘어서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 5000과 코스닥 1000이 일시적 고점을 넘어 ‘뉴 노멀’로 자리 잡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대한금융신문은 민관 전문가들의 혜안 속에서 자본시장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2026년 3월 30일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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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단순한 저평가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신뢰, 자본배분의 효율성,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구조적 해소는 요원합니다."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의 핵심이 단순한 수치의 차이가 아니라 시장 전반의 구조적 신뢰와 자본시장 기능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반도체 기업처럼 이익 증가 속도가 주가 상승보다 빠른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게 보이는 것은 저평가가 아니라 실적 사이클이 급격히 개선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자본배분 효율성 제고,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신뢰 축적, 혁신·성장기업 생태계 강화, 장기 투자자 기반의 안정성,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가 함께 개선될 때 비로소 구조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의 질적 성장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김 원장은 특정 대형주 편중 구조의 완화와 자본배분 효율성 제고를 꼽았다. 그는 "부실·한계기업은 시장에서 적시에 정리되고, 혁신성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는 자본이 원활하게 공급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상장 유지 요건과 퇴출 메커니즘의 정상적 작동을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진단을 내놓았다. 김 원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장·퇴출 체계의 정상화"라며 AI·우주산업·에너지 등 전략기술 기업을 위한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편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관리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기금·공제회 등 장기 기관자금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와 관련해 김 원장은 단순한 투자 비중 상향보다 "기관이 장기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수준을 높이고, 위탁운용사 평가 과정에서 이를 반영하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운용평가 체계도 단기 수익률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 투자 성과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하며, 기업가치 개선 노력과 지배구조 성과를 반영한 벤치마크 활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김 원장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외부 자금 조달 비중 상향, 부채비율 제한 완화, 해외투자 한도 폐지 또는 확대를 구체적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규제 강화 기류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PE의 본질이 기업가치 제고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과도한 규제는 자본 효율성을 저해하고 시장의 역동성을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의미 있는 출발이었으나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공시 참여 기업이 제한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문화가 정착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실효성 제고를 위해 ROE·PBR·총주주수익률(TSR)·자사주 소각·배당정책의 지속성 등 자본효율성 지표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개선과 관련해선 "이미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옴니버스 계좌 활용 확대, 영문공시 확대가 추진되고 있으므로, 이제는 이를 '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쓰기 편하다'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장 관행 정착이 핵심 과제라는 진단이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증시 역사상 유래 없는 상승장은 작년 정부 주도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주주친화적인 제도개선 신호를 계속 보내야 하고, 기업들은 영업실적 개선을 위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원동 기자 21cu@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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