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후 첫 국감 스케치]
김예지, 이룸카페 커피 들어 보이며 장애인 고용 관심 당부
민형배 “커피 잘 안 마셔”…“다른 음료도 있으니 들러달라”
‘대통령급 보좌조직’ 비판부터 ‘졸속·전격’ 표현 신경전까지
민형배(왼쪽)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국회 행안위원장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광주특별시 광주청사에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장님, 혹시 커피 좋아하십니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커피 한 잔’이 등장했다. 장애인들이 일하는 청사 카페를 칭찬하려던 질문에 민형배 특별시장이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예상 밖의 문답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감사장에서는 커피부터 장애인 고용, 시장 보좌조직, 통합 추진 방식을 표현하는 단어까지 다양한 소재를 놓고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22일 광주특별시 광주청사에서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마시던 커피를 들어 보였다. “오늘 아침 청사 1층 카페에서 산 커피”라며 민 시장에게 카페 방문 경험을 물었다. 김 의원이 소개하려던 곳은 청사 1층 ‘이룸카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사례를 칭찬하고 시장의 관심을 당부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민 시장은 “커피숍이 있는 줄은 알지만 저는 커피를 잘 안 먹어서…”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칭찬해 드리려고 한 질문인데”라며 “커피 외에 다른 음료도 있으니 꼭 들러달라”고 권했고, 민 시장도 “꼭 방문하겠다”고 했다.
가벼운 문답에 이은 주문은 구체적이었다. 김 의원은 청사 카페처럼 장애인 고용 사례를 늘리고 통합을 계기로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룸카페는 2011년 6월 27일 문을 열어 올해 개점 15년을 맞았다. ‘장애인들이 희망과 꿈을 이루는 곳’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았다. 북구장애인직업재활센터가 운영하며 중증장애인에게 바리스타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질문은 장애인 이동권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1시간 생활권’ 구상이 장애인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며 새빛콜의 장시간 대기와 운영 문제를 짚었다. 민 시장은 광산구청장 시절 청사 공간을 활용해 청각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했던 경험을 소개한 뒤 “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
국회 행안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광주특별시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 도중 분위기를 풀기 위해 커피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와 ‘대선’도 등장했다. 특별시장 보좌조직을 다루는 과정에서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특별시 수석급 보좌 직위가 청와대보다 많다”며 “시장이 아니라 대통령급”이라고 지적했다. 수석과 특보·보좌관, 별정직 비서진 등을 열거한 박 의원은 “시장 비서실인지 청와대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민 시장은 “통합 이후 결정해야 할 사안에 비해 정책 판단을 지원할 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석’이라는 명칭을 붙였지만 실제로는 보좌진 역할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정원과 현원을 둘러싼 공방도 오갔다. 박 의원이 별정직 정원이 29명임을 거론하며 규모가 크다고 하자, 민 시장은 “실제 근무 인원은 20명”이라며 맞섰다. 공모 지원자가 모든 직위에 한 명씩만 지원했다는 질의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통합 추진 속도를 표현하는 단어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은 3개 청사로 나뉜 부서들의 출장과 협업, 영상회의 활용 문제 등을 거론하며 “(통합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비판했고, 민 시장은 예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졸속’보다는 ‘전격’ 추진이었다고 표현해달라”고 맞섰다. 서 의원은 그 표현을 받으려면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갑)도 “조직도를 보면 맞지 않는 인사체계가 보인다”며 “통합 효과를 높일 인사이동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다. 이에 민 시장은 “각 청사 당, 배치돼 있는 부시장들과 청사 여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야 했다. 종전 근무지 보장 규정도 조직·인력 조정에 제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첫 행정통합의 소회와 향후 과제를 묻는 문답도 오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갑)은 초대시장 취임을 축하한 뒤 “통합을 해보니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민 시장은 “하기 잘했으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김영진 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도 “특별시의 통합 경험이 다른 지역에도 중요하다. 제도 개선 사항을 국회에 전달해달라”면서 “6개월 뒤 특별시와 중앙정부가 통합 추진 과정을 연구·점검하자”고 제언했다. 민 시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 시장은 마지막에 초대시장으로서 겪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출범 이후 114일 동안 통합의 무게를 실감했다”며 “정말 쉽지 않다. 기존 정책과 사업 가운데 별도의 통합·조정계획이 필요한 것만 1천361건”이라고 했다. 이어 “통합특별시가 성공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행안위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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