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양수 13억→972억원…1년 새 7541% 급증
신용회복채권 위주…공적 조정 따른 상환의지 높아 안전성↑
메가마트, 간신히 순손실 면해…캐피탈 성장 여부 주목
농심그룹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사 농심캐피탈이 지난해 들어 부실채권(NPL) 시장 투자액을 급속히 늘렸다. 내수 부진 속에 헐값에 나온 채권을 사들여 추심 등으로 이익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본 셈이다. 메가마트 등의 실적 부진 극복을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캐피탈이 지난해 말 보유한 양수채권은 972억3884만원으로 전년 동기(12억7261만원) 대비 7541% 급증했다. NPL채권 인수 규모를 1년 새 76배나 늘린 건 명확한 '기회형 투자'임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농심캐피탈이 지난해 말 보유한 양수채권 내역은 ▲무담보채권 98억8383만원 ▲개인회생채권 1억9049만원 ▲신용회복채권 871억6452만원 등이다. 여기에 대손충당금으로 13억8066억원을 설정하며 대손설정율은 13.97%로 나타났다.
신용회복채권은 장기연체로 인해 워크아웃이나 회생 등 절차에 진입한 채권이다. 자산 규모가 큰 금융사들은 이런 채권에 대해 추심 비용 및 회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금융사에 할인가로 넘긴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 9월 농심캐피탈과 채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공적구제채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채권은 원금이 감면되고 상환기간도 대폭 늘어난다. 이런 혜택을 받고도 원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약정은 파기되는 만큼 여타 부실채권보다는 상환의지를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는 채권이다. 농심캐피탈이 이런 채권을 중점적으로 매입한 건 회수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원금 298억원에 달하는 대출채권을 농심캐피탈에 16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거의 '반값 세일'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바꿔 말하면 절반 이상만 회수해도 본전 이상이라는 뜻이다. 다올저축은행은 해당 채권에 설정한 대손충당금 68억원을 제하고 이 거래로 69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NPL 사업 확대는 신동익 부회장의 '자존심'이 걸린 행보로 평가된다. 농심캐피탈은 메가마트(32.3%)와 신동익(20.0%)을 비롯해 관계사인 엔디에스(30.2%), 이스턴웰스(17.5%) 등이 지분을 보유중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메가마트에 대해 56.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그런데 정작 신 부회장의 '본진'인 메가마트는 부진한 형국이다.
메가마트는 지난해 3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51억원) 대비 98% 감소했고, 간신히 순손실을 면했다. 그러나 포괄손익으로 보면 지분법자본변동과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실로 인해 2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부채총계도 3147억원에서 3333억원으로 늘어 수익성을 높이지 않으면 이자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농심캐피탈의 순이익은 2024년 말 12억원에서 지난해 말 47억원으로 상승세에 있다. 부채총계가 2432억원에서 2580억원으로 늘었지만 금융사는 부채가 장사 밑천인 만큼 더 큰 성장을 노리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메가마트의 자본총계는 42억원 줄었지만 농심캐피탈의 경우 36억원 늘어난 점도 대조된다.
다만 농심캐피탈이 적극적으로 금융사 채권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차주들의 불편이 야기되면서 사전 안내 등 보다 적극적인 대고객 소통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심캐피탈 관계자는 "고객들의 기존 채권이 당사에 매각된 사실을 신용정보원에 등록하면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자산관리 앱에서 신규 대출로 알림이 간 것"이라며 "신규 대출이 아니니 안심하시고 기존 신용회복위원회 스케줄대로 납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점수 하락은 채권 매각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신용점수가 신용정보원 정보 변경 등록으로 다시 원상회복된 것"이라며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부연했다.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사진=메가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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