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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칼럼] 정완 명예교수 "증세 없는 기본소득, 이익공유제 확산이 답이다...

기본소득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소비절벽을 막기... 관광데이터나 마을 기반 AI 학습데이터를 자산화하여 수익을 배당하는 '디지털 연금'은 무형의 자원을...

[칼럼] 정완 명예교수 "증세 없는 기본소득, 이익공유제 확산이 답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증세없는 기본소득, 이익공유제 확산이 답이다>

기본소득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소비절벽을 막기 위한 필연적인 사회안전망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제나 막대한 재원 조달 문제였다.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은 납세자의 저항과 정치적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의 ‘햇빛 연금’ 모델로 증명된 ‘이익공유제’는 기본소득의 지속 가능한 도입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익공유제의 핵심은 지역의 자연 자원이나 공공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자본가나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의 주인인 주민과 나누는 데 있다.

신안군 사례는 태양광이라는 자연 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지분에 참여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분기별로 배당받는 구조를 확립했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주민이 사업의 주체로서 당당히 권리를 행사하는 경제적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이러한 모델은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실제로 연금 혜택을 찾아 인구가 유입되는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기본소득의 보편적 도입을 위해서는 이러한 이익공유 모델을 태양광 너머의 다양한 영역으로 대담하게 확장해야 한다. 햇빛뿐만 아니라 바람, 물, 토지 등 공동체의 공유자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기본소득 재원이 될 수 있다.

해상풍력을 활용한 ‘바람 연금’, 댐과 저수지를 활용한 ‘물 연금’은 이미 기술적ㆍ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송전선로나 폐기물처리시설과 같은 기피시설 운영수익을 인근 주민과 나누는 ‘송전 연금’이나 ‘폐기물 연금’은 공공사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기본소득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다.

미래산업 생태계와 결합한 이익공유제는 더욱 정교한 기본소득 모델을 제시한다. 디지털전환 시대에 주민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는 거대한 부의 원천이다. 관광데이터나 마을 기반 AI 학습데이터를 자산화하여 수익을 배당하는 ‘디지털 연금’은 무형의 자원을 기본소득화 하는 혁신적 시도가 될 수 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수익을 마을 숲이나 갯벌을 가꾸는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탄소연금’은 환경보존과 소득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주차 공간 공유나 자율주행셔틀 운영과 같은 도시형 모빌리티 모델 역시 도시형 이익공유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익공유제를 기반으로 한 기본소득은 기존의 조세 중심 복지국가 모델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세금을 걷어 분배하는 방식은 수혜자와 납세자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지만, 공동자산에서 수익을 창출해 나누는 방식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

특히 지급된 수익이 지역화폐 형태로 유통될 때,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져 지역경제 전체가 살아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현금지원을 넘어 지역 소멸을 막고 국토 불균형을 해소하는 강력한 정책도구임을 시사한다.

요컨대 기본소득의 조기 정착과 확산을 위해서는 전국 각지의 특성에 맞는 이익공유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법적, 금융적 지원체계를 마련하여 주민들의 초기참여 문턱을 낮추고, 지자체는 지역자원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햇빛과 바람이 연금이 되어 돌아오는 신안의 기적을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면,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시대의 대안적 경제모델인 기본소득을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익공유제는 기본소득이라는 거대한 이상을 현실로 끌어내리는 가장 단단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로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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