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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칼럼] "데이터 과잉 시대, 해답은 연결된 AI 생태계에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을 접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 해법은 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 연결과 클라우드 기반 AI의 결합이다. 정제되고 구조화된 데이터를...

[칼럼] "데이터 과잉 시대, 해답은 연결된 AI 생태계에 있다"

롭 맥그리비 아비바 최고제품책임자

필자, 롭 맥그리비(Rob McGreevy)는 글로벌 산업용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인 아비바(AVEVA)의 최고제품책임자(CPO, Chief Product Officer)다. 30년 이상 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온 전문가로, 현재 아비바의 제품 전략,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 관리를 총괄하며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을 접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과 GE 등을 거쳐 2007년 인벤시스(Invensys, 현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합류했다. 이후 아비바와 슈나이더 일렉트릭 소프트웨어 사업부의 합병 과정에서 전략 및 M&A를 총괄하며 현재의 아비바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핵심 인물이다. <편집자 주>

매일 수십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가 산업 현장에서 생성되지만, 상당수는 서로 다른 시스템과 사일로에 갇힌 채 활용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각 부서는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가 전부라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협업은 지연되고 재작업은 반복되며, 운영 비용은 증가한다. 출시 일정은 늦어지고 리스크는 확대되며, 새로운 수익 기회는 시장에서 사라진다. 오늘날 산업의 문제는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연결되지 못한 데이터’에 있다.

해법은 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 연결과 클라우드 기반 AI의 결합이다. 정제되고 구조화된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에 통합하면, 분산된 정보는 맥락을 갖춘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된다. 디지털 트윈은 단일한 ‘가상의 진실된 창(single source of truth)’으로서 설계, 운영, 유지보수 전 과정을 연결한다. 가시성은 추측을 대체하고,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지며, 운영 효율은 정밀성을 확보한다. AI는 단순 분석을 넘어 문제 예측과 최적화, 자동화까지 지원하며,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기업 내부를 넘어 파트너, 공급업체, 유통망을 포함한 전체 가치 사슬로 확장될 때 더욱 강력해진다. 공급업체의 피드백은 즉시 공유되고, 자재 사용 정보는 실시간으로 연결되며, 제품 사용 데이터는 설계 개선으로 이어진다. AI의 패턴 인식과 분석 역량은 복잡한 기술 데이터를 현장 작업자부터 경영진까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한다. 경쟁 우위는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는 데 있지 않다. 누가 데이터를 더 잘 연결하고, 더 빠르게 행동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제로 글로벌 소비재 기업 헨켈(Henkel)은 디지털 트윈 기반 ‘디지털 백본(digital backbone)’을 구축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기계 데이터를 AI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1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 소비 34% 절감, 재생에너지 비중 43% 확대, 탄소 배출 68% 감축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에너지 절감 1%당 연간 약 50만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며, 연간 절감액은 800만 유로, 누적 절감액은 3,700만 유로를 넘어섰다. 데이터 연결이 곧 재무 성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전력 기업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 역시 수천 개의 풍력·태양광 자산에서 생성되는 실시간 및 과거 데이터를 통합해 공통 자산 환경을 구축했다. 생산자와 운영자, 고객이 동일한 데이터 기반에서 의사결정을 수행함으로써 자산 성능과 에너지 부하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의사결정 속도 향상, 수익성 개선, 신규 매출 창출 가능성 확보로 이어졌다.

시장 조사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생산량과 인력 생산성이 최대 20% 향상됐다. EY(Ernst & Young)는 생태계 모델을 도입한 기업이 평균 16%의 매출 성장과 14.6%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IDC는 연결된 데이터 생태계가 불확실한 경제·정치 환경에서도 혁신과 차별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데이터는 보호해야 할 자산”이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데이터는 연결되고 활용될 때 가치가 극대화된다”는 관점 전환을 요구한다. 보안은 필수 전제 조건이지만, 고립된 데이터는 경쟁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공유된 데이터 기반은 공급망 회복력, 운영 탄력성, 협력적 혁신을 동시에 강화한다.

궁극적으로 생태계 전략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조직 철학의 변화에 있다. 민첩성을 수용하고, 네트워크 내 위치를 경쟁력으로 재정의하며, 단기 성과를 넘어 중장기 가치를 설계해야 한다. 실행과 탐색을 병행하는 조직 역량이 뒷받침될 때, 연결된 지능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단절된 대시보드와 상충하는 지표라는 ‘그림자’를 넘어, 공유된 산업 지능 위에서 함께 보고 함께 행동하는 것. 이것이 데이터 과잉 시대에 기업이 경쟁자보다 앞서 통찰을 확보하고, 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며, 고도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결론적으로 산업 경쟁력의 본질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이를 얼마나 빠르게 실행 가능한 가치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AI와 디지털 트윈은 그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이를 통해 기업은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구조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연결된 데이터 생태계 간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다. 고립된 데이터와 폐쇄적인 시스템에 머무르는 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되는 반면,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연결하고 활용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얼마나 잘 연결하고, 얼마나 빠르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가”다. 데이터 과잉 시대에서 진정한 차별화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를 실행으로 이어가는 조직의 역량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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