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생산업체들이 공급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소매가격이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치킨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닭고기값 2년 9개월 만 최고…“치킨값 또 오르나”
29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계열사 올품, 마니커 등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최근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을 5~10% 인상했다. 일부 업체는 지난달 중순 약 3% 인상에 이어 이달 초 추가로 3%가량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닭고기 가격이 10% 수준으로 인상된 것은 2023년 이후 약 3년 만으로 보고 있다.
이 여파는 소비자가격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닭고기 주간 평균 소매가격은 이달 넷째 주 기준 1㎏당 6612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평균 가격이 6500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5.8% 상승한 수준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점포 프로모션이 적용되지 않은 정상가 기준으로도 닭고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10% 올랐다”며 “사료비와 인건비 영향으로 가격이 꾸준히 올랐지만 이 정도 상승폭은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산지와 도매 가격도 동시에 상승했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육계 생계유통가격(산지가격)은 1㎏당 275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23원)보다 18.8% 올랐다. 같은 날 도매가격은 4256원으로 전년 대비 14.9% 상승했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도 도매가는 3987원에서 4256원으로 6.7% 상승했다.
닭고기 가격 상승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부담을 일부 흡수하거나 매입가를 선제적으로 올려 공급 안정에 나서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AI 확산·환율 상승 겹쳤다…정부 “수급 안정 총력”
지난달 2일 경기도 평택시 한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확인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9일 첫 발생 이후 겨울 동안 총 7건의 AI가 발생했으며, 2025~2026년 동절기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약 60건이 보고됐다.
특히 닭고기 생산의 핵심인 육용 종계(병아리를 낳는 부모닭) 피해가 컸다. 살처분 규모는 44만마리로, 전년 동절기 12만마리 대비 3.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체 육용 종계 사육 규모(약 820만마리)의 약 5%에 해당한다.
공급 차질은 이동중지 명령과 맞물려 더욱 심화됐다. 생산업체 관계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종계 살처분이 많았고 이동 제한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며 “환율 상승으로 수입 사료 가격까지 올라 생산비 부담이 커진 것도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환율 상승은 사료비를 끌어올리며 생산 원가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산지 가격 상승이 도매, 소매 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육계 부화용 유정란(육용 종란) 800만개를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또한 육용 종계의 생산 주령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복 등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닭고기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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