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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충청논단] 의심만 키우는 안달 정치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욕이 나올려고 한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과 임기 연장은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충청논단] 의심만 키우는 안달 정치

충청논단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욕이 나올려고 한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과 임기 연장은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못박고 있다. 연임이든 중임이든 현직 대통령이 개헌을 실행할 수는 있으나 그 효력은 차기 대통령부터 적용된다. 독재정권이 권력을 연장하고자 개헌을 악용했던 그릇된 전례를 차단하고자 설치한 조항이다.

헌법에 반하는 주장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입법부 수장의 입에서 나온 데 대해 많은 국민이 당혹스러워 하고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라는 분명한 언어를 동원한 것으로 미뤄 어쩌다 발설한 실언이라가 보다는 의도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더욱이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보 출신이다. 대통령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히는 그가 논란을 무릎쓴 발언을 강행했으니 대통령 의중을 대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민의힘에는 따끈한 밥상을 안겼다. 여당의 개헌 시도를  ‘이재명 독재 연장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규정해온 국민의힘은 “정권이 마침내 마각을 드러냈다”며 맹공에 나섰다. 조 의장은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내년이 적기”라며 강한 개헌 의지를 거듭 천명했으나 제1야당의 반론에 구실을 보태주며 스스로 판을 엎은 꼴이 됐다. 국회의장실은 ‘주권자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론적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여당 지지층에서도 반대가우세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한 게 민주당이다. 조 의장이 떠받들겠다는 `국민의 선택'은 필요할 때만 구하는 손망치 같은 건가? 조 의장은 결국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백기를 들었으나 이미 뿌려놓은 의심을 모두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뒤질세라 민주당이 바로 대통령 관련 논란을 키웠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하며 공소기각 사유를 끼워넣은 게 시비거리가 됐다. 민주당은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는 요건으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등 두가지를 개정 법안에 추가 명시했다. 공소취소는 1심 선고 전에만 가능하지만 공소기각은 2·3심 재판 중에도 재판부 재량으로 판결할 수 있다.

민주당은 현재 진행중인 대통령 관련 재판들이 검찰에 의해 조작 기소됐다며 특검까지 꾸려 공소기각 불가피론을 펴고 있다. 이번에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반한 공소‘가 바로 민주당의 목소리인 것이다.공소기각같은 중요한 판결 요건에 `중대한',`현저한' 같은 모호한 수사를 넣은 것도 지적받는다. 재판부의 재량을 지나치게 보장함으로써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기존 판례에 반영된 내용을 명문화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나 이미 판례로 굳어져 적용 가능한 사안을 굳이 민감한 시기에 부각시켜 논란과 정쟁을 자초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은 지난 3월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대 속에 강행 처리했다. 2028년부터 3년간 매년 4명씩을 증원한다. 전임 대통령이 임명한 현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이다. 이 대통령은 후임 대법원장을 포함 대법관 22명을 임기 중에 임명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공소기각 사유를 늘려 개정 법에 명시한 저의를 확대 개편될 대법원과 연계시켜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주장에 고개를 주억거리는 사람이 늘고있다.

안달과 조바심은 의심을 키우기 마련이다. 의심이 누적되면 확신으로 굳어질 수 있는 만큼 여권은 민심을 헤아리는 순리를 모색할 때가 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 연임을 언급한 국회의장 발언이 논란을 빚자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많은 국민은 참모가 아닌 대통령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한다.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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