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이혜영 기자
[주간한국 김택수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단지 규모에 따른 집값 격차가 가파르게 벌어지는 가운데 소비자 브랜드 신뢰도마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R114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500가구 이상 대단지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05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7만원 올랐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1년 새 약 9418만원, 1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같은 기간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의 상승폭은 90만원에 그쳐 두 집단 간 격차가 3배를 훌쩍 넘었다. 구간별로는 300~499가구 109만원, 500~699가구 134만원, 700~999가구 154만원, 1000~1499가구 190만원으로 규모에 비례해 오름폭이 순차적으로 커지는 구조가 뚜렷하다.
청약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올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자 수는 단지당 2308명으로 1000가구 미만 단지(1691명)를 37% 웃돌았다. 서울 로또 분양 단지를 걷어내면 대단지 1966명, 소규모 단지 925명으로 격차는 두 배 이상으로 더 벌어진다. 하지만 대단지 공급은 역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500가구 이상 단지의 올해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3만 8314가구로 지난해(6만 5190가구) 대비 42% 줄었다. 1000~1499가구 단지도 2024년 7만 868가구에서 지난해 4만 943가구, 올해 3만 7065가구로 해마다 감소했다. 소규모 단지 감소율인 20~30%대를 크게 웃도는 속도여서 양극화 심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 브랜드 선호도까지 대단지 효과가 결정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에서도 대단지 효과는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25~31일 전국 소비자 27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진단’ 설문에서 푸르지오가 인지도·신뢰도 양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인지도는 푸르지오·자이·래미안, 신뢰도는 푸르지오·래미안·힐스테이트 순이었다. 인지도의 핵심 요인으로는 대단지 브랜드타운 효과와 지속적인 대규모 공급이 꼽혔고, 신뢰도에서는 시공 능력과 랜드마크 실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뢰도 세부 응답에서는 지속적인 분양·공급 물량(19.8%), 안전·사고 관련 뉴스(15.4%), 건설사·그룹사 인지도 및 재무안전성(9.3%)이 뒤를 이었다. 인지도가 신뢰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수치로도 입증된 셈이다. 대단지 공급 감소가 계속될수록 규모·브랜드 쏠림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달 넷째 주 전국에서 총 4591가구가 분양을 시작하고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137가구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모델하우스를 새로 여는 단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청약 단지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더샵분당하이스트’와 경기 평택시 고덕동 ‘힐스테이트고덕엘리스트’ 등이 꼽힌다. 더샵분당하이스트는 느티마을4단지 리모델링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6층 17개동 규모로 총 1149가구가 들어선다.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66~84㎡ 143가구다. 경기 평택시 고덕동 ‘힐스테이트고덕엘리스트’는 전용 84㎡ 단일 평형으로 A12블록 942가구·A65블록 837가구 등 총 1779가구가 공공분양으로 나온다.
울산 남구 무거동 ‘문수로비스타더파크’는 전용 68·84㎡ 700가구로 태화강 국가정원·울산대공원 등 녹지 환경이 풍부하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화서역 호수공원 아너스빌’도 전용 57~99㎡ 476가구로 청약에 나선다. 개천절 대체공휴일·한글날 등 10월 초 연휴 영향으로 분양 물량은 다음달 중순 이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김택수 기자 kts@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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