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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효정·최명원 著, ‘책의 온도’ 출간

문학 작품을 ‘온도’라는 새로운 감각으로 읽어내며 인간의 삶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신간 ‘책의 온도’가 출간됐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까지… 문학이 건네는 삶의 온도를 따라가다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지금 당신의 온도는 몇 도입니까?”

문학 작품을 ‘온도’라는 새로운 감각으로 읽어내며 인간의 삶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신간 ‘책의 온도’가 출간됐다.

최효정·최명원 著, 책장에서 펴낸 ‘책의 온도’는 0℃에서 100℃까지 이어지는 ‘문학의 온도 여행’을 통해 불안과 상실, 사랑과 성장, 고통과 희망, 자유와 책임 등 인간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의 결을 살펴보는 문학 에세이다.

책은 문학을 단순히 작품의 줄거리나 작가의 의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각 작품 속에 담긴 인간의 감정과 삶의 순간을 하나의 ‘온도’로 바라본다.

출발점은 0℃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가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하면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놓이는 순간을 ‘존재의 온도가 식어가는 순간’으로 읽어낸다.

이어 5℃에는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15℃에는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25℃에는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이 자리한다. 상실과 죄책감, 선택과 후회, 가족과 성장 등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각기 다른 온도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36.5℃에는 박완서의 ‘나목’이 놓인다. 인간의 체온과 같은 숫자를 통해 전쟁과 상실 속에서도 살아남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라본다. 책은 이를 통해 문학이 결국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간의 체온을 기록하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온도는 이후 더욱 뜨거워진다. 40℃의 조지 오웰 ‘1984’에서는 개인과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과 감시의 문제를, 47℃의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에서는 죄와 고통, 구원의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지막 100℃에서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 삶의 무게와 가벼움, 관계와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 모든 것이 끓어오르며 기존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바뀌는 순간처럼, 문학이 인간의 내면을 뒤흔들어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지점을 상징한다.

△ 과학은 온도를 설명하고, 문학은 온도를 경험하게 한다

‘책의 온도’의 특징은 문학과 과학, 심리학과 철학을 한자리에서 만난다는 데 있다.

저자들은 인간의 정체성과 감정, 고통과 선택의 문제를 문학 작품을 통해 살펴보면서 심리학과 과학의 언어를 적절히 끌어온다. 그러나 지식을 통해 문학을 해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책이 던지는 질문은 독자 자신에게 향한다.

“지금 당신의 온도는 몇 도입니까?”

사람은 평생 하나의 온도로 살아가지 않는다. 어떤 날에는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한 0℃를 경험하고, 어떤 날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따뜻한 25℃의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상실과 고통 속에서 47℃를 견뎌내기도 하고, 삶의 모든 것이 끓어오르는 100℃의 순간을 통과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온도가 가장 좋은가?’가 아니다. 자신이 지금 어떤 온도를 지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저자들은 문학 속 인물들이 겪는 불안과 상실, 사랑과 선택, 죄책감과 고통을 따라가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건넨다.

△ 서로 다른 여덟 편의 문학, 하나의 질문

‘책의 온도’가 다루는 작품들은 시대와 국가, 문학적 성격이 서로 다르다.

카프카의 ‘변신’부터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올컷의 ‘작은 아씨들’, 박완서의 ‘나목’, 오웰의 ‘1984’,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까지 이어지는 작품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들은 서로 다른 문학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든 문학이 인간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책의 온도’는 그 질문을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다시 건넨다.

△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삶의 온도를 느끼는 일

최효정 저자는 지역과 자원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전략가이자 독서 모임을 운영하며 책과 사람을 연결해왔다. 예술과 철학, 지역과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탕으로 문학을 지식의 대상으로만 읽기보다 삶으로 건너가게 하는 독서를 제안한다.

공저자 최명원은 몸과 마음의 경계에서 인간을 탐구하는 연구자로서, 물리적 고통과 마음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학과 과학, 심리학을 연결해 인간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바라본다.

두 저자가 함께 쓴 ‘책의 온도’는 문학작품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하는 질문의 책

이다.

책장을 덮은 뒤 독자에게 남는 질문은 작품에 관한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어떤 온도를 지나고 있는가.

나를 차갑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며, 다시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온도의 사람이 되고 있는가.

‘책의 온도’는 결국 문학을 통해 독자의 삶으로 돌아오는 책이다.

“0℃에서 100℃까지, 문학은 우리에게 삶의 온도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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