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 AI·ESG 그린 스마트리더스 세미나, 기후 외교 경험과 통찰 공유
정승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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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6-03-21 09:54
수정 2026-03-21 09:54
20일 상명 AI·ESG 그린 스마트리더스 세미나 첫 강연자로 나선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환경과조경 정승환 기자] “ESG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만들어 대학 차원의 과정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최재철 외교 기후변화대사는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파리협정(COP21)협상에 참여했다. 당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 속에서 한국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중견국으로서 ‘균형있는 책임 분담’을 피력했다. 최 대사는 이 입장을 조율하며 파리협정 합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한 선례를 남겼다.
‘환경·기후통’으로 불리던 그는 현재 기후변화센터에서 이사장으로서 정부·기업·시민사회를 잇는 민간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상명대학교 미래백년관 밀레홀에서 ‘상명 AI & ESG 그린 스마트리더스 세미나’ 첫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기후위기 시대, 국제사회의 대응과 ESG 리더십’. 과거 한국 기후외교의 선봉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공유했다.
1972년 국제 환경회의로 시작해 진화한 ESG 패러다임
최 이사장은 ESG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은 ‘글로벌 탄소중립’이라며 기후파리협정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 트럼프 2기 집권 가능성으로 인한 국제정세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충돌, 미·중 패권 경쟁, 관세 전쟁, 2024년 70여 개국 선거를 통해 등장한 권위주의 정부 등 기후 정책의 글로벌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으며 현재의 상황을 진단했다.
최 이사장은 ESG의 철학적 기반 형성 시점을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첫 국제 환경회의 ‘유엔 인간환경회의’로 꼽았다. 이후 브룬트란트 보고서(1987), 리우 지구정상회의(1992), UNFI(2004), 코펜하겐 회의(2009), 파리협정(2015)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원칙은 사람·지구·이익을 세 축으로 정리됐고 이후 ESG로 발전했다. 그는 “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국제 기후 정세를 설명하는 최재철 이사장
ESG의 현실적 과제, 국제협력 불균형 속 해법은?
강연에서는 각국의 국제 기후 정세와 대응전력이 언급됐다. 수년간 흐름을 주도한 세계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ESG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후리스크(Crime Risk) 관리로 초점을 옮긴 점,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여러 무탄소 에너지 활용을 자극하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기후 악당’이라 불리던 중국이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60%를 차지하며 태양광·풍력 시장을 장악,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플레이어로 부상한 반면, 한국은 비교적 높은 감축 목표를 제시하며 모범적 역할을 자임했지만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완전폐지 선언으로 산업의 공급망 안전성과 산업 경쟁력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G7과 G20 등 주요 경제국들이 온실가스 배출양의 약 78%를 차지하면서도 미국의 탈퇴, 러시아·중국의 소극적 태도, EU농민들의 반발 등 복잡한 기후 갈등을 보이며 결국 200개 국가 중 20개 국가만 제대로 감축하면 된다는 국제협력의 구조적 불균형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최소 53%에서 최대 61%로 제시했지만, 매년 4%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현실적 부담은 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독일·EU 에너지 정책, 일본 석탄발전 유지 및 이산화탄소 포집 실험을 사례로 들어 “각 나라의 선택이 공급망 안전성과 산업 경쟁력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ESG 공시 의무화 제도, “수도권 중심 전력구조가 성장 방해”
최 이사장은 한국의 ESG 공시 제도와 전력 구조 문제도 짚었다. 그는 “정부가 2028년까지 자산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며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스코프(Scope) 1·2·3으로 구분해 보고해야 하고, 예측치와 실제치 간의 차이 면책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의 수도권 중심 전력구조가 기업의 ESG를 방해한다는 것. 그는 “한국전력공사 독점 체제에서 기업별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기 어렵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비교해도 한국 기업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했다. 녹색금융과 관련해서도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고탄소 산업이 저탄소로 전환을 위해 2035년까지 790조 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이 국제 탄소시장에서 창의적 역할을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프리카에서 진행된 ‘클린쿡 스토브(Clean Cook Stove)’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확보 사례로 파리협정 하에서 최초로 승인받은 배출권 이전으로 기록됐다”며 “ESG는 국제 협력과 혁신적 감축모델을 통해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클린쿡 스토브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화덕·화로를 고효율 연소기술을 활용해 요리할 수 있도록 만든 친환경 조리기구 프로젝트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명 AI·ESG 그린 스마트리더스 세미나 포스터
강연 말미에는 현재 시대에 살아가는 청년과 미래세대를 향해 기후·ESG의 교육 중요성을 밝히며 대학내 관련 과정을 신설하고 동아리·플랫폼에 참여하는 실천적 경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상명대학교 그린스마트학과 학생들과 대학원생, 교수, 환경연구자, 일반 시민 등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이번 세미나는 총 3회로 구성된다. 최재철 이사장을 시작으로 4월 17일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가 ‘국내외 탄소중립 및 기술정책 사례’를, 5월 22일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이 ‘생태복원의 기업연계 ESG경영’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된다. 강연 세미나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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