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전 생애 주기 지원 구축
결혼·출산·보육·교육 부담 덜어
도시철도로 연결된 교통도 강점
최재훈 달성군수가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연구원 부원장과 청문리답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달성군은 전국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젊은 도시다. 지난 6월 기준 평균연령이 44.2세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1천500명으로 전국 82개 군 가운데 가장 많았다. 10년 연속 1위다.
산업단지 여덟 곳에 1천100여 개 기업이 있고, 제2국가산업단지와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뒤따른다.
프롤로그가 달성에 예고한 질문은 일하러 온 청년이 자리 잡는 데 필요한 것이었다. 지난달 15일 달성군청 군수실에서 최재훈 군수를 만났다.
1981년생으로 2022년 당선 당시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이었고, 지난 6월 재선에 올랐다.
그는 청년을 가리키는 달성군의 말을 먼저 꺼냈다. 경만이. 달성에서 경력을 만든 이라는 뜻이다.
△ 산업단지가 늘면서 달성으로 일하러 오는 청년도 늘었습니다. 이들이 달성에 자리 잡고 살아가려면 다음으로 무엇이 필요합니까.
“일자리는 이미 풍부하다. 여덟 개 산업단지에 기업이 들어와 있고, 2034년 제2국가산단과 2028년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들어서면 청년이 유입될 기회는 더 늘어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달성에 자리 잡은 청년이 끝까지 머물게 하려면 결혼, 출산, 자녀 보육과 교육으로 이어지는 전 생애주기 지원이 필요하다. 신혼·예비부부 건강검진과 출산축하금이 있고, 신혼부부 목표달성적금은 2년간 240만 원을 부으면 군이 240만 원을 더해 만기에 480만 원과 이자를 받는다. 대구 구·군 최초의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 전국 최초의 어린이집 영어교사 전담배치, 관내 모든 어린이집 24개월 이상 원아의 특별활동비를 군이 전액 부담하는 무상보육으로 육아 부담을 덜고 있다.”
10년 연속 출생아 수 1위는 이 맞춤형 사업이 쌓인 결과라고 그는 말했다. 청소년기에 도심 학군지로 빠져나가는 흐름은 달성교육재단이 입시설명회와 진로진학 컨설팅, 해외 영어캠프로 막는다. 정착의 조건으로 꼽은 교통은 대구산업선이 2031년, 도시철도 1호선 옥포읍 연장이 2034년 예정이다.
△ 달성 청년이 “여기 계속 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자산은 무엇입니까.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일자리와 도시철도로 연결된 교통이다. 그 위에 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는 제도를 얹었다. 화원읍 달성청년혁신센터와 달성청년마당, 달성이룸캠프 안의 기업+일자리지원센터가 취·창업을 지원한다. 달성 경만이 점프업 인턴사업은 군 산하 공단과 재단에서 일하며 청년이 첫 경력을 만들게 하는 사업이다. 달성군민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게 해 청년 유출을 막고 지역 인재를 기르겠다.”
권역별 취업박람회는 올해 현풍읍 4월, 다사읍 9월, 화원읍 11월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산업단지와 읍·면이 넓게 흩어진 달성의 지형을 따라 일자리가 청년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 앞으로도 이어가야 할 청년정책 하나를 꼽는다면.
“지속적인 취·창업 지원이다. 청년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자체 사업이기 때문이다. 꾸준한 근로활동을 통한 자산 축적과 경력 개발이 청년이 앞으로의 생애주기를 무사히 넘기는 가장 확실한 기반이다. 선심성 지원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뒷받침하는 것이 달성군의 목표다. 대학 기숙사 향토생활관, 대구 구·군 최초의 군복무 달성청년 상해보험, 달성교육재단 장학사업처럼 청년의 안정적인 삶을 받치는 복지사업도 이어가겠다.”
△ 한 번 실패한 청년이 다시 시작할 기회가 달성 안에 있습니까.
“청년혁신센터와 기업+일자리지원센터에서 역량을 다시 쌓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인턴사업과 응시료 지원으로 그 기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지원이 있으면 청년이 목표를 향해 노력하다 실패한 경험은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 제2국가산단과 로봇테스트필드가 더해지는 달성에서는 첨단산업에서 활약할 기회를 다른 지역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것이 달성 청년이 가진 기회다.”
군의 목표는 자립 기반 뒷받침
기업엔 채용 실적 따라 지원금
근로 환경 개선·청년 고용 선순환
△ 대구 최초로 청년 고용 우수기업 근로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실제 근로환경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달성은 군 단위에서 가장 젊은 도시지만, 노후한 제조기업의 복지와 근로환경 때문에 청년은 구직을 기피하고 기업은 인력난을 겪는 불균형이 있었다. 올해 군비 5억 원을 들여 청년 채용 실적에 따라 근로환경 개선비를 지급한다. 2명을 채용하면 4천만 원, 3명이면 6천만 원, 4명 이상이면 최대 8천만 원이다. 구내식당과 휴게공간, 노후 작업장과 공조시설 교체까지 청년이 체감하는 시설 개선을 지원한다. 다음은 시설을 넘어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해 오래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정주환경을 함께 만드는 일이다. 근로환경 개선과 청년 고용이 선순환하도록 기업과 계속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사업을 발굴하겠다.”
민선 9기 안에 먼저 만들 경로로 그가 꼽은 것도 일터 옆의 생활이었다. 1992년 준공된 구지농공단지에 지상 4층 규모로 청년 근로자 기숙사와 생활편의·문화예술 시설을 갖춘 청년문화센터를 짓는다. 기업간담회에서 확인한 환경 개선 요구가 출발점이었다. 국비 60억 원을 포함해 96억여 원이 들어가고, 올해 설계공모 당선작을 뽑아 세부설계에 들어갔다. 2028년 완공 목표다.
△ 교도소 후적지의 청년·창업 시설은 완성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 지금 달성에 사는 청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청년혁신센터가 있는 화원읍 여성문화복지센터 별관 3~8층을 2031년까지 달성청년복합타운으로 만드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청년 지원 기능을 집약한 원스톱 거점이자 활동과 교류, 취·창업이 연계되는 복합공간이다. 청년의 군정 참여에 보상을 주는 청년 참여 마일리지 사업도 준비 중이다. 정책 제안과 교육, 봉사, 청년공간 방문에 따라 마일리지를 쌓고 기준을 채우면 달성페이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 청년 의견이 예산이나 사업을 바꾼 사례가 있습니까.
“청년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청년혁신위원회와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청년분과를 운영한다. 청년혁신위원회가 만든 대표적 결과가 달성워터스플래시다. 지난해 시작한 달성군의 첫 청년 축제로, 더위가 절정인 7월에 워터쇼 등 물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었다. 부스와 무대, 공연 구성까지 청년의 의견을 반영했고 청년들이 직접 출연한다. 자격증 응시료 지원과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도 위원회의 건의로 시작됐다. 앞으로도 취업, 출산, 보육 사업을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로 기획하겠다.”
정책이 청년에게 닿는 방식도 바꿨다. 유행하는 밈을 활용한 릴스와 카드뉴스를 만들어 청년이 군 공식 계정을 찾아오지 않아도 알고리즘을 타고 노출되게 한다. 먼저 챙길 대상으로는 가족돌봄과 장기 미취업의 악순환에 놓인 청년을 꼽았다. 일상돌봄서비스와 1인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달성안심서비스 앱으로 사회활동이 어려운 청년을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라고 했다.
군정 참여 보상 마일리지 준비
안심앱 통해 위기 청년 찾아내
새로운 도약 위한 발판 만들 것
△ AI로 사라질 일자리와 새로 생길 일자리는 무엇이며, 2년 안에 달성군이 직접 실행할 사업은.
“특정 직업이 한 세대 안에 급격히 사라지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다만 사무자동화로 단순 사무직은 일부 줄 수 있다. 반대로 로봇과 AI로 품질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마트공장을 관리하는 인력은 늘어난다. 제2국가산단과 로봇테스트필드가 들어서는 달성의 새 일자리다. 군이 직접 할 일은 AI 번역이다. 산업단지 인근은 외국인 인구가 밀집해 언어 장벽으로 행정이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논공읍 공단출장소 민원실에는 100여 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을 구축해 쓰고 있다.”
정부와 대구시 정책을 달성의 조건에 맞게 바꾼 사례로는 달천예술창작공간을 들었다. 1968년 문을 연 다사읍 달천분교를 고쳐 2021년 개관했고, 달성문화재단이 해마다 만 39세 이하 청년 시각예술가를 입주작가로 우대해 뽑는다. 올해 선발 작가 8명 가운데 4명이 청년이다. 유휴공간을 살리면서 청년 예술인을 키우는 일석이조라고 했다.
△ 마지막으로 달성 청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다 실패한 경험은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 그 발판을 달성이 받치겠다. 달성에서 첫 경력을 만들고, 달성에서 가정을 꾸리고, 달성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르칠 수 있는 도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자족도시를 만들겠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군의 젊은 군수다. 서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영국 요크대에서 사회정책을 공부했고 국회의원 보좌관과 대구시의원을 거쳐 2022년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이 됐다. 그의 답이 생애주기라는 말로 거듭 돌아온 까닭일 것이다. 첫 경력이 그 뒤의 길을 정한다는 것도 그는 자기 이력으로 안다. 달성이 청년을 경만이라 부르는 이유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노인 인구가 절반을 넘은 군에서 실패를 교육과정이라 불렀고, 최재훈 달성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군에서 실패를 발판이라 불렀다. 조건은 정반대지만 두 문장은 같은 자리에서 끝난다. 다시 시작하는 청년 곁에 군이 서 있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군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이어지는 연재는 지난 7월 처음 단체장 자리에 앉은 사람을 만난다.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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