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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청문리답] 김진열 군위군수 “사람-자원 이어주는 공동체, 군위가 가진 가장 큰 자산”

김진열 군위군수가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개발원 부원장과 청문리답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자리 연계형 주거모델 검토

워케이션 시설 내년 준공 예정

미래 산업에 필요한 기회 마련

지역 안에서 경험·경력 쌓도록

김진열 군위군수가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개발원 부원장과 청문리답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의 현재를 숫자 하나로 요약했다. 노인 인구 비율 50.2%. 지난 6월을 지나며 그 선을 넘었고, 군수는 이 수치를 두고 “전국 부동의 1위 수준”이라고 했다.

노인 비율로는 의성군에 이어 두 번째, 노령화지수로는 전국 1위다. 반대편 숫자도 있다. 청년(19~39세) 비중 9.5%, 아홉 구·군 가운데 가장 낮다.

32.1%의 중구에서 시작한 연재가 프롤로그에서 짚은 반대쪽 끝에 닿았다. 그런데 같은 군위에서 올해 군위초등학교 입학생은 43명으로 지난해보다 48% 늘었다.

휴교한 학교를 다시 열어야 할지 검토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군수는 말했다. 지방소멸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이 역설을 듣기 위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 군수를 지난달 1일 군위군청 제1회의실에서 만났다.

프롤로그가 군위에 예고한 질문은 신공항 배후도시가 자리 잡기까지 지금 군위에 사는 청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느냐였다. 그는 일자리와 주거를 하나씩 짚어가면서도, 청년이 지역에 남는 조건으로 보육과 교육을 거듭 강조했다.

△ 청년들에게 실패와 재도전에 대한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청년들이 무언가를 해나가는 과정을 우리는 흔히 실패라고 부르는데, 저는 그것을 실패가 아니라 교육과정이라고 본다. 젊을 때는 일의 규모가 작으니 손실도 적다. 본인에게는 크게 느껴지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때의 좌절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 자산이었음을 알게 된다.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같은 과오는 반복하지 않는다. 적당한 시련과 좌절, 실패는 하나의 밑천이고 투자다.”

농사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 사실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올해만 해도 기온이 너무 높아 과일이 제대로 굵어지지 않았고, 가뭄이 심해 지난해까지 물이 나오던 관정이 말랐다. 이상기후로 없던 질병까지 생긴다. 하나하나가 좌절의 요인이지만 그것을 이겨내며 단단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지역 청년들을 만나보면 자신감을 가진 친구들이 정말 많다. 오히려 제가 고맙게 생각한다.”

△ 군위에서 청년이 “여기 계속 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자산은 무엇입니까.

“청년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역에 사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일하고 집을 구하고 사람을 만나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군위의 가장 큰 자산은 지역의 사람과 자원, 그리고 이를 청년의 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공동체다. 4-H와 청년정책참여단 같은 청년 공동체가 이미 활동하고 있다. 청년이 혼자 버티는 지역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군위군 인구는 2만2천여 명(7월 말 기준)이다. 군은 청년을 만 19~45세로 규정한다. 청년기본법의 19~34세보다 11세 넓다. 3~4년째 운영 중인 청년정책참여단은 김 군수가 해마다 직접 찾는 자리이기도 하다. “행정기관 문턱을 넘어오는 일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우보에 있는 청년문화금고를 거점으로 삼았다. 카페가 있어서 자기들끼리 회의도 하고, 공무원과의 만남도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어가야 할 청년정책 하나로는 청년 창업과 지역 정착 지원을 꼽았다. “청년 예비창업 지원사업을 비롯해 청년 창업, 청년농업인 육성, 청년 공동체 활성화를 주요 일자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 번의 실패가 지역을 떠나는 이유가 되지 않도록 재도전 상담과 재창업·재취업 연계, 지역 기업과의 매칭까지 촘촘하게 만들어가겠다.”

△ 청년의 의견이 실제 예산이나 사업을 바꾼 사례가 있습니까.

“청년정책참여단이 제안한 청년문화카드와 청년 커뮤니티 활동 지원사업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의 우선순위와 예산 반영, 추진 과정까지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참여 폭을 넓히겠다.”

△ 민선 9기 임기 안에 청년을 위해 가장 먼저 만들고 싶은 경로는 무엇입니까.

“청년이 실제로 살아볼 수 있는 안정적인 주거 기반이다. 정착에는 일자리만으로 부족하다. 청년 주거공간은 단순한 주택 공급이 아니라 일자리와 창업, 지역활동까지 연결하는 정착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월세 부담 완화와 지역 일자리 연계형 주거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군은 일과 휴식, 주거를 함께 해결하는 워케이션 시설도 조성 중이다. 공사 발주를 마쳤고 내년 준공이다.

△ 좋은 정책인데 청년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청년이 실제로 찾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달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공고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많이 쓰는 SNS와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하겠다. 한 번 문의하면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안내받는 원스톱 창구도 필요하다.”

△ 신공항 배후도시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지금 군위에 사는 청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신공항은 미래의 일자리지만, 청년의 삶은 지금 이어지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청년들이 그 시간을 막연히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항공·물류·관광·첨단산업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교육과 창업 기회를 마련해 지역 안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프롤로그에서 예고한 질문이다.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해 온 대구경북신공항은 재원 문제로 그 목표가 공식적으로 늦춰졌고, 새 개항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금’이라는 말의 무게도 커진다. 군수의 답에 그 말이 두 번 나온 이유일 것이다.

청년농 시행착오 없도록 지원

실제 소득 창출할 믿음 주겠다

유치원~고교 ‘공립형 IB 체계’

보육·교육이 청년 정책 첫 단추

군위서 배우고 세계서 성장

△ 청년농과 스마트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군이 가장 먼저 도와야 할 지점은 어디입니까.

“현장에서 혼자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함께해 주는 것이다. 시설과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농업으로 실제 소득을 만들고 군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다. 청년농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사업 하나가 아니라 ‘내가 여기서 농사를 시작해도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믿음이다.”

군위에는 축산 2세들의 청목회와 과수 2세들의 작목반이 활동하고 있다. 군이 특화산업으로 키우는 신품종 사과 ‘골든볼’에도 청년농 참여가 활발하다. 김 군수는 “새로운 작목이나 신기술을 접목하는 자리에는 늘 젊은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 AI로 사라질 일자리와 새로 생길 일자리는 무엇이며, 2년 안에 군위군이 직접 실행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단순 자료 입력과 반복적인 행정·고객응대, 단순 생산처럼 규칙이 정해진 업무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반면 농업과 관광, 물류, 콘텐츠, 창업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자리는 새로 생긴다. 앞으로 2년 안에는 지역 기업과 농가, 관광사업자와 청년을 연결해 AI 기반 홍보·판로 확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 IB교육과 인재양성원으로 키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군위를 다시 찾도록 어떤 연결을 만들고 있습니까.

“교육의 목표가 좋은 대학에 보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결국 아이 키우는 문제다. 여기 살던 청년들조차 보육과 교육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도시로 나간다. 이것을 먼저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도 청년은 들어오지 않는다.”

군위는 대구시교육청과 손잡고 공립형 IB 체계를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일괄 구축하고 있다. 올해 1월 군위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이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고, 병설유치원은 전국 공립유치원 가운데 첫 사례다. 군위중·고교는 2027년 인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군위중학교를 찾아 지역 교육혁신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군위인재양성원을 중심으로 수학·독서·외국어 교육과 진로·진학 컨설팅, 코딩·AI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들을 무조건 군위에 머물게 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군위에서 배우고, 세계에서 성장하고, 다시 군위의 미래와 연결되는 것. 그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군위가 그리는 교육의 미래다.”

△ 마지막으로 지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내가 낸 작은 아이디어도 군위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지역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것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작다고 생각되는 의견이라도 마음껏 제안해 주기 바란다. 그 작은 아이디어가 군위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도록 군위군이 함께하겠다.”

정부와 대구시 정책을 그대로 옮겨오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군위는 대구 도심과 다른 농촌형 구조다. 같은 청년정책이라도 농업·창업·주거·교통·공동체 활동과 연결해 군위형으로 바꿔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주민 절반이 노인인 군에서 학생이 늘어나는 역설은, 그렇게 ‘군위형’을 찾아온 시간이 만든 결과일지 모른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멈추지만 말라고 했고,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일찍 성공하지 말라고 했으며, 조재구 남구청장은 당장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고 했다. 세 문장이 속도에 관한 것이었다면 김진열 군수의 문장은 세월에 관한 것이다. 실패는 교육과정이고, 세월이 흐르면 밑천이 된다. 과일이 굵어지지 않고 관정이 마른 해를 지나온 농촌의 군수가 하는 말이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군수 두 사람 가운데 첫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이어서 달성군 최재훈 군수를 만난다.

추현호 대구신문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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