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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청년농 육성 정책, 유입 숫자 넘어 '안정적 자립'에 초점 맞춰야

지방소멸과 농촌 고령화라는 위기 앞에서 정부는 ‘청년농 육성’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5억원 한도의 저리 대출과 정착지원금을 무기로 매년 청년들을 농촌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냉혹하다.

청년농 육성 정책, 유입 숫자 넘어 '안정적 자립'에 초점 맞춰야

청년 농업인의 영농 현장 모습. 일관성 있는 정책 지원과 단계별 정착 프로세스가 뒷받침되어야 청년농이 지역에 남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 제공

[충청투데이 조길상 기자] 지방소멸과 농촌 고령화라는 위기 앞에서 정부는 ‘청년농 육성’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5억원 한도의 저리 대출과 정착지원금을 무기로 매년 청년들을 농촌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냉혹하다. 준비 없는 대출은 ‘달콤한 덫’이 돼 청년들을 빚더미로 내몰고 일관성 없는 농정과 붕괴된 의료·돌봄 인프라는 정착의 꿈을 짓밟고 있다. 예산은 3배 넘게 늘었지만 정착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대한민국 청년농 육성 정책의 그늘을 고찰하고 숫자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5회에 걸쳐 모색한다. <편집자주>

정부의 청년 농업인 육성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단기 유입 인원 집계 중심에서 벗어나 청년 농가의 자립을 돕는 단계별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농 자격 검증 강화와 정주 여건 중심의 초기 밀착 지원, 지자체 자율성 확대 및 사후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우선 단기 온라인 교육과 서류 검토 위주의 현행 영농 자격 검증 및 교육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

기존 방식으로는 실제 영농 역량을 검증하기 어려워 정착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 청년농법인 관계자는 “100시간의 온라인 교육을 넘어 정착 희망지의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1년 이상의 멘토-멘티 교육을 실시하고 작목별 사업성을 검증한 뒤 지원 대상을 선발해야 한다”며 “정착 전 6개월에서 1년 동안 현지에 거주하며 공동 영농을 경험하고 경영비 및 수익 구조를 사전 실습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체적인 현장 교육을 통해 영농 이탈률을 낮추는 구조적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무리한 대출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초기 밀착 지원을 강화하는 것 역시 정착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수억원의 대출을 유도하는 기존 정책은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의 금융 부담을 가중해 파산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과도한 대출보다 실질적인 주거와 생계 기반을 먼저 세워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년 차 귀농인 A씨는 “진정성 있는 귀농 가구를 대상으로 빈집 리모델링 등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우선 마련해 주고 자립할 때까지 밀착 지원하는 핀셋형 정책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시설 매입 대출보다는 주거·돌봄·의료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주 인프라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속 가능한 영농 환경을 조성하려면 지자체의 자율성 확대와 사후 관리 시스템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지침에서 벗어나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춰 주거·돌봄·영농 지원 예산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울러 3년간의 영농정착지원금 지급이 끝난 이후에도 경영 컨설팅, 판로 확보, 영농 자재 연결 등을 조력하는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초기 지원에만 의존하던 청년농이 독자적인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신규 판로 개척과 다변화를 돕는 체계가 이어져야 지원금 단절로 인한 경영난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일회성 지원을 넘어 청년농이 장기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농법인 관계자는 “현장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발성 사업이 아닌 정책의 일관성과 단계별 정착 프로세스”라며 “단순히 유입 인원 수치를 달성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청년 농업인이 10년, 20년 후에도 지역에 남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

조길상 기자 cks7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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