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3 유권자 2만 9188명
진짜 국민으로 인정받는 기분
후보 많지만 정보는 부족 지적
학교 선거교육 필요성 제기
“대한민국 시민이 된 느낌이에요.”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역 고3 학생 가운데 만 18세 이상인 2만9188명이 생애 첫 투표에 나선다. 대상은 2008년 6월 4일 이전 출생 학생들이다.
새내기 유권자들은 “투표가 아직 낯설고 어렵다”면서도 “내 한 표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관련 정책과 공약이 부족하고, 선거가 기성세대 중심으로 흐르는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학생 눈높이에 맞는 선거교육과 정보 제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송은유 학생
“대한민국 시민 된 느낌”… 첫 투표 앞둔 설렘과 책임감
송은유(창원시 성산구) 학생은 창원지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008년생 새내기 유권자다. 조윤빈·홍민기 학생은(창원시 마산회원구) 양산지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시에 생애 첫 투표를 앞두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첫 투표를 앞두고 정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점도 실감하고 있었다.
2008년 2월생인 윤빈 학생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투표하러 가는 모습을 보며 막연히 “나는 언제쯤 투표할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을 따라 투표소를 바라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자신이 직접 투표를 하게 된 점이 신기하다고 했다.
윤빈 학생은 “투표용지를 직접 넣는 행위 자체가 성인이 된 느낌으로 다가오고, 비로소 대한민국 시민으로 인정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생활과 더 밀접한 사람을 뽑는 선거 같다”며 후보들을 더 꼼꼼히 비교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08년 1월생인 민기 학생 역시 처음에는 신기하다고 생각했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을 대표할 사람을 직접 뽑는 만큼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민기 학생은 “제 한 표가 사회를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대충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2월생인 은유 학생은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선거일이면 늘 어른들만의 일처럼 느껴졌던 투표가 이제 자신의 일이 됐다는 사실이 아직은 낯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없다가 생긴 권리인 만큼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첫 투표 참여 의지를 보였다.
홍민기 학생
“공약 어렵고 정보 부족”… “학생 정책 부족 아쉬워”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첫 투표 유권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지방선거는 교육감·시장·도지사·시의원 등 여러 후보를 뽑아야 하는 만큼, 첫 투표 유권자들에게는 더 복잡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동시에 청소년과 학생을 위한 공약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은유 학생은 지방선거에서 몇 명을 뽑아야 하는지조차 헷갈릴 만큼 선거가 낯설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선거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거 자체를 어렵고 낯설게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학생들이 정치를 자신과 먼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민기 학생은 “친구들 중에는 ‘잘 모르니까 차라리 투표를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은유 학생 역시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은유 학생은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을 활용해 투표 방법이나 선거 종류를 간단히 설명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QR코드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도 쉽게 후보 공약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빈 학생 역시 “용어가 어렵고 정보 자체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 선거나 정치 관련 교육을 통해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 차량을 봐도 공약보다는 선언적인 문구가 많았다. 대표 공약이나 후보 약력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학생 대상 공약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했다.
윤빈 학생은 “학생들 중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학생을 위한 공약보다는 중장년 유권자를 위한 정책이 많은 것 같다. 당연한 부분도 있지만 학생으로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민기 학생은 “지금도 청소년들은 선거에 관심이 적은데, 공약이 어렵고 기성세대 중심으로 느껴지다 보니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투표 참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빈 학생
교육·교통·정신건강 관심
학생들은 입시 중심 정책보다 실제 생활과 연결된 문제에 더 관심을 보였다.
윤빈 학생은 학생 정신건강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입시와 교육 제도 중심 공약은 많지만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정서적 어려움을 챙기는 정책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만 둘 것이 아니라 제도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민기 학생은 교통 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평소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고 야구를 좋아한다는 그는 버스 노선과 KTX 막차 시간 같은 생활 밀착형 정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통이 좋아져야 다른 지역 사람들도 더 많이 오고 지역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와 부산을 연결하는 교통망 사업이 오랫동안 추진만 되고 있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장유역 활성화 필요성도 함께 언급하며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은유 학생은 교육정책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는 “교육제도가 갑자기 바뀌면 학생들은 정보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적응해야 한다. 학생들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보다 실제로 영향을 받는 학생들의 입장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은유 학생은 “요즘은 글로벌 교육만 강조되는 느낌인데 정작 지역에 대해 배우는 기회는 줄어드는 것 같다. 지역 역사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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