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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7주년 특별기고] 대전환 시대, 철강 특화 고급 전문인력 양성 시급...

페로타임즈는 창간 7주년을 맞아 한국 철강산업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특별기고를 연속 게재하고 있다. 이번 글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인 ‘전문인력 확보와 인력구조 고도화’ 문제를 짚기 위해 마련했다.

[창간7주년 특별기고] 대전환 시대, 철강 특화 고급 전문인력 양성 시급...

탄소중립 AI시대, 산업 경쟁력 키울 철강 인재 공백

석·박사급 융합인재 육성, 미룰 수 없는 생존 과제

전기로 AX·특수탄소강 고도화, 전문 인력이 핵심

고숙련자 암묵지 전수와 재직자 역량 강화 병행 必

철강 인력양성 업계 현안‥ 국가 제조경쟁력의 핵심

페로타임즈는 창간 7주년을 맞아 한국 철강산업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특별기고를 연속 게재하고 있다. 이번 글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인 ‘전문인력 확보와 인력구조 고도화’ 문제를 짚기 위해 마련했다. 탄소중립, AI 전환, 공급망 재편, 통상환경 변화 등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철강산업은 설비와 기술 못지않게 사람과 지식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특히 현장 고숙련자의 은퇴, 청년층 유입 둔화, 고급 연구인력 부족은 업계 전반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왕찬훈 실장은 철강산업 인력양성 정책과 현장 수요를 함께 들여다보며, 석·박사급 전문인력 육성, 재직자 역량 강화, 암묵지 전수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아울러 인력 문제를 개별 기업 차원의 애로가 아니라 국가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된 구조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담고 있다. [편집자 주]

" 대전환 시대, 철강 특화 고급 전문인력 양성 시급하다 "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조용한 위기를 맞고 있다. 외적으로는 무역장벽과 맞서야 하고, 내적으로는 수입 저급재와 경쟁해야 하는 가운데 생산 현장에서는 용광로 앞을 수십 년간 지켜온 장인들이 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오랜 세월 몸으로 익힌 공정 노하우와 설비 감각, 품질 판단력은 매뉴얼로 온전히 옮기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그 자리를 채울 젊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도 점점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는 이른바 10대 주력 업종이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철강산업까지, 최근 주식시장에서 자주 거론되며 우리 산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핵심 제조업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철강산업은 유사 업종에 비해 청년들에게 선호되는 업종으로 꼽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광양 등 지방 중심의 입지 여건, 빅테크·바이오 등 이른바 ‘첨단산업’에 비해 낮은 국민 인식, 인건비 상승 등의 현실적 요인이 겹치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미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에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게 됐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는 현상이자, 산업 전환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시적 변곡점에 가깝다. 동시에 국가적 대응에 따라 경쟁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는 중대한 모멘텀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2026년 상반기 철강분야 일자리 증감 추이 (전년비, 출처 고용정보원, KIAT)

*. 자료 : 실적치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료, 전망치는 한국고용정보원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회철강포럼, 관련 업계 등이 협력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미래 철강 인재를 보다 내실 있게 육성할 수 있는 조항을 함께 담아냈다는 점이다. 한국철강협회도 그동안 정부와 함께 고부가 철강, 친환경 공정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석·박사 인재 양성 등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특히 우리 업계를 포함한 전 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AI 확산, 즉 ‘제조업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철강산업을 이끌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몇 가지 키워드로 짚어보고자 한다.

[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 절실 ]

철강산업은 이미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기점으로 수요기업의 스코프3 대응 요구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의 근본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효율화 기술 등과 더불어 친환경 생산체계는 향후 철강산업의 핵심 견인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만 배우기에는 쉽지 않은 주제들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금속소재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탄소중립 공정 설계 기초연구 등 기후위기 시대 철강산업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 영역에서 우수 연구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산학프로젝트 챌린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상 수상('24년도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김리주 학생, 친환경 금속소재 전문인력양성사업 과정 수료 후 현재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근무)  (출처 고려대학교)

올해부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철강-AI 자율제조 융합인력양성사업(석·박사 과정)’도 본격 추진된다. 이 사업은 한국철강협회와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단순한 생산방식의 전환을 넘어 전기로 공정과 전력 분야 간 시너지를 기반으로 AI·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생산성, 품질,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차세대 제조혁신 역량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지금 우리 업계가 마주한 변화의 소용돌이는 철강지식과 AI를 동시에 이해하는 고급 연구인력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이 석·박사 과정은 이러한 철강-AI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사실상 첫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국내 AI 관련 인력 수요현황(상) 및 주요국 AI 인재 규모 비교(하)

철강산업의 AI 도입 바람은 이미 거세다. 스마트 용광로, 철 스크랩 AI 선별 등 주요 공정 곳곳에 데이터 기반 AI 의사결정 시스템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AI 확산으로 인력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인가.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AI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정교해질수록 이를 설계·검증·운용할 수 있는 ‘철강 기반의 AI 전문가’ 확보는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철강 공정의 물리·화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머신러닝 모델까지 다룰 수 있는 인재, 다시 말해 현장 도메인을 충분히 이해한 전문가를 단기 교육만으로 확보하기는 어렵다. 각 대학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반 공학 커리큘럼은 넓고 범용적인 반면 철강산업이 당장 필요로 하는 전문성은 깊고 특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금과 같은 AI 및 연관 산업 트렌드의 변화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결국 이 간극은 정부와 업계가 함께 메워야 한다.

그 역할을 담당하기에 가장 적합한 주체가 산업 전체를 조망하고 기업·학교·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업종별 단체다. 한국철강협회가 정부와 함께 석·박사 인력양성 사업을 단순한 장학 지원이 아닌 산학연계 연구 플랫폼으로 설계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철강 현장의 실무적 문제 등을 연구 주제로 삼아 대학원생이 현장에서 직접 참여해보고, 현장 전문가와 협업하며 산업 맞춤형 연구를 수행하는 구조로서 이것이 바로 우리 업계가 지향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의 큰 방향이라 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이제 공정 대전환을 넘어 미래 철강제품을 위한 새로운 계획도 수립 중이다. 탄소중립과 AI 전환이 당면 과제라면, 특수탄소강 분야는 철강산업의 미래 성장영역이라 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 설비, 항공우주, 방위산업 핵심 설비 등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고순도·고성능의 특수탄소강이다. 특수탄소강은 일반 탄소강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극한 온도와 압력에서의 장수명 확보, 미세조직 제어를 통한 고인성·고강도 구현, 피로 특성 관리 등은 수십 년 이상 축적된 연구 성과를 필요로 하며, 한 번 기술 공백이 생기면 단기간에 따라잡기가 사실상 어렵다.

국내의 경우 이 분야 기술생태계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부상하는 원전 분야만 보더라도 주요 기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항공우주·방산용 특수강 역시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야의 연구는 특성상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연구 장비와 환경 구축에도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 특수탄소강 인력양성 사업의 지속을 위해 안정적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특수탄소강을 GPU 못지않은 국가 전략소재로 인식하고,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 미래 실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직자 역량 강화 및 현장 고숙련자의 암묵지 전수 필요성 ]

미래를 위한 석·박사 인력 양성이 중요하듯, 현장 재직자의 역량 전환 역시 기업의 실질 가치를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의 보존과 활용이다.

앞서 언급했듯 현장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축적한 판단력과 경험은 언어화하기 어렵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쇳물의 색깔만 봐도 적정 온도를 가늠하는’ 식의 본능적 의사결정 방식과 지식은 매뉴얼에 담기 어렵고, 교과서에도 실리기 힘들다. 이러한 암묵지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일은 최근 제조 AI 트렌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재직자 AI 교육은 단순한 인력양성 부속사업이 아니다. 신규 석·박사 인재가 현장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통로이자, 베테랑 현장 전문가의 은퇴 이후에도 그 지식이 산업 안에 살아남게 하는 핵심 인프라다. 한국철강협회는 재직자 대상 AI 역량 전환 사업을 석·박사 양성 사업과 연계된 하나의 생태계로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지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대내외적인 철강산업의 대전환 요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그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현장 전문가는 사라지고, 젊은 인재는 쉽게 유입되지 않으며, AI 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언뜻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도메인에 정통한 고급 전문인력은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 한국철강협회는 주요 철강업계 출신 명장들의 강의 및 공장견학 등을 바탕으로 철강업계 초급 직원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음

* 출처: 한국철강협회 초급사원교육(‘25, 경주 드림센터, 포스코, 세아제강)

현장 전문가가 사라지기 전에 암묵지를 데이터와 연구를 통해 부가가치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구의 주역으로 젊은 석·박사 인재를 함께 길러내야 한다. 친환경 전환, 전기로 AX 혁신, 특수탄소강 고도화라는 키워드는 모두 이러한 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인력양성 사업을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닌 산업 생존전략으로 접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 전략이 실현되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강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이자 탄소중립·방산·모빌리티·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소재 기반이다. 이 산업의 지식 생태계 단절을 막는 일은 특정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경쟁력 전체의 문제다.

한국철강협회는 이를 국가적 과업으로 인식하고 정부, 업계, 학계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해 이끌어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철강산업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학계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 왕찬훈 실장은

한국철강협회 산업기반실장을 맡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신소재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자원순환산업진흥협회 선임연구원을 거쳐 2011년부터 한국철강협회에 재직하며 기술·표준·인력양성 사업을 총괄해왔다.

국제표준화 활동에도 참여해 왔으며, 국가기술표준원장상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 등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철강산업의 인력양성, 표준, 산업기반 강화 분야에서 실무를 맡고 있다.

왕찬훈 실장/정리=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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