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강둑길 여행-7] '섬진강 ~ 화개천' 자전거 여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4~5월 '여행가는 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반값 여행'(숙박·전통시장 이용 필수)이라는 이름으로 영월, 밀양, 제천 등 전국 16개 인구 감소 지역에서 여행 경비를 쓰면, 지역 화폐로 1인 최대 10만 원까지 돌려주는 정책이다.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코레일톡 앱에 인구감소지역 방문 인증을 하면 열차 운임을 100% 쿠폰으로 환급해 준다. '반값 테마열차'도 있다. 정선아리랑열차, 서해금빛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동해산타열차, 남도해양열차 등 5대 관광 열차를 운임의 50% 할인 가격에 탈 수 있다. 코레일톡 앱이나 누리집의 승차권 구입 화면에서 여행일에 운행하는 관광열차를 선택하면 된다.
남도해양열차(S-Train)는 '서울-수원-천안-대전-익산-남원-곡성-구례구-순천-여수' 등을 오가는 열차로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열차이기도 하다. 지자체 공영자전거를 타고 섬진강을 즐길 수도 있다.
'카카오 T' 어플을 이용해 카카오 자전거를 대여할 수도 있다. 구례구역, 구례버스터미널, 구례읍 등 곳곳에 무인 대여소가 있다. 기와 지붕을 얹은 소담한 구례구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섬진강이 흐른다. 역 앞에서부터 도로 한쪽 바닥에 파란색 줄이 그어져 있는데 섬진강 자전거길 표시다.
* 자전거 여행길 : 구례구역 – 섬진강 자전거길 – 대나무숲 – 화개장터 – 화개천 (약 29km)
강변 어디나 포토존, 섬진강 벚꽃길
전북 임실, 전남 구례, 경남 하동을 적시며 길게 흐르는 섬진강은 국가하천인 4대강(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에 이어지는 5대강이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개발 사업에서 빠진 덕택에 강변 고유의 풍경이 잘 남아있다.
전국이 봄꽃으로 화사하게 물들었지만 구례에서 하동, 광양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벚꽃길'을 능가할 곳은 없지 싶다. 게다가 섬진강 중류 화개장터에서 이어지는 화개천의 '하동 십리 벚꽃길'을 만날 수 있어 기쁨이 배가된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섬진강 벚꽃길은 어디라 할 것 없이 사실상 모든 곳이 포토존이다. 섬진강 벚꽃은 꽃이 '핀다'라기 보다 '흐드러진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강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벚꽃길은 대한민국 벚꽃 일번지답다.
만개한 벚꽃 아래 놀러 온 관광객들이 햇살만큼 환한 웃음을 터트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나이든 부부나 단란한 가족의 사진을 몇 번 찍어주었다가 "복 받으세요!" 덕담을 여러 번 들었다.
섬진강변 이색적인 대나무 숲길
차도 사람도 자전거도 꽃향기에 취해 느릿느릿 움직인다. 섬진강변에 난 자전거도로는 강변과 강둑에 새로 조성한 길이 아니라 기존 차도 옆에 파란색 줄을 긋고, 강둑길을 조금 정비해 낸 길이라 더 맘에 든다.
섬진강 이름엔 생각지도 못한 동물이 들어가 있다. 옛날엔 두꺼비가 많이 살았는지 한자어 '섬(蟾)'은 두꺼비를 뜻한다. 지금은 두꺼비 대신 외래종인 붉은 귀 거북이들이 강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애완용으로 들여왔다가, 사람들이 맘대로 방생하는 바람에 개체 수가 폭증하면서 생태계 교란종이 돼버렸다. 불그스름하고 노란 무늬가 멋진 거북이인데 좀 안됐다.
섬진강변엔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드는 곳들이 많다. 전남 구례군 섬진강 대나무 숲길(구례읍 원방리)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강변 옆으로 이어진 600m 길이의 대나무 숲길은 기분을 한층 상쾌하게 해준다. 산에서 삼림욕을 만끽하듯, 강변 대숲에서 즐기는 죽림욕으로 구례의 명소가 되었다.
장터와 맛집, 벚꽃과 녹차밭 풍성한 화개천
섬진강이 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으로 지역명이 바뀌는 곳에 화개장터와 섬진강의 동생 화개천이 나온다. 17km 물줄기의 화개천은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하천이다. 화개장터와 '하동 십리 벚꽃길' 외에 녹차밭과 야생차 박물관, 쌍계사와 칠불사, 불일폭포 등이 있다. 천변에 예쁜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쉬어가기 좋다.
화개장터 일대에는 섬진강에서 나는 참게, 은어, 재첩, 다슬기, 벚굴(강굴)이 들어간 맛집이 모여 있다. 어른 손바닥 만한 벚굴은 벚꽃이 피는 시기에 가장 맛이 좋아 붙여진 이름으로 강에서 난다 하여 강굴이라고도 부른다. 섬진강 일대가 봄철 명소가 되면서 유명해진 조개가 재첩이다.
재첩국을 시키면 투박한 뚝배기에 뽀얀 국물에 담긴 손톱만한 재첩과 초록 부추가 전부다. 특별한 양념없이 재첩을 잘 우려내고 소금으로만 간을 했다. 비타민 A가 풍성하다는 부추는 재첩과 궁합이 잘 맞는단다. '섬진강의 맛'이 궁금하면 재첩국을 먹어보면 된다.
화개천에는 '하동 십리 벚꽃길' 이름이 붙은 벚나무 가로수가 터널을 이룬다. 물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났다. 벚나무와 꽃 대궐 속으로 홀린 사람처럼 빨려 들어갔다. 꽃이 핀다는 뜻인 화개(花開)면이라는 동네 이름과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봄날 화개면은 찻잎을 따는 손길로 분주해진다. 화개천변에 있는 하동야생차박물관에 들어갔다가 화개면이 한국 녹차의 시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에 기록이 남아 있다. 신라 42대 흥덕왕 3년(828), 당나라 사신이었던 김대렴이 고국으로 돌아오며 녹차 씨를 가져와 쌍계사와 화엄사 인근에 심었다고.
하동야생차박물관에서는 찻잎따기·덖음체험·돈차만들기·다례체험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소정의 체험료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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