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불법파견 확정…7000명 직고용 예고
연 3000억 인건비 폭발…수익성 악화 현실로
中 저가 공세·탄소 규제…사면초가 포스코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며 '불법 파견'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사진=AI이미지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며 '불법 파견'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판결로 포스코는 대규모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급증이라는 내부적 경영 부담과 중국발 저가 공세라는 외부적 시장 위기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포스코의 재무 건전성 및 중장기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대법원, 3·4차 소송서도 '불법파견' 재확인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16일,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223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215명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7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포스코가 생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하청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작업 지시를 내렸으며, 이들이 포스코의 필수적인 생산 공정에 완전히 편입되었다고 판단했다.
이는 2022년 1·2차 소송에 이어 포스코의 사내 하청 운용 방식이 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불법 파견’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이다. 법원은 하청업체가 독자적인 설비나 기술력 없이 사실상 노무 대행 기관의 역할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독자적인 기술성이 인정된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파견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으나, 전체적인 판결 기조는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인건비 폭탄' 현실화… 연간 3000억 원 추가 부담과 수익성 하락
이번 판결은 포스코 경영진에 즉각적인 재무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포스코는 이미 대법원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입사를 희망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전향적인 방침을 세웠으나, 막대한 비용 처리는 별개의 문제다.
현재 포스코의 정규직 근로자는 약 1만 6000여 명 수준이다. 여기에 7000명이 한꺼번에 추가되면 전체 인력 규모는 단숨에 40% 이상 급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협력작업비 감소분을 감안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에 따른 복리후생비 소급 적용과 임금 상승분 등을 포함하면 매년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포스코홀딩스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69조950억 원, 영업이익은 약 1조82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익 구조 하에서 대규모 인건비 지출은 현금 흐름 악화와 신용등급 관리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연합뉴스
◇ 中 저가 공세와 탄소 규제… 설상가상 외부 환경
대내적인 비용 상승보다 더 심각한 것은 외부 환경이다. 중국 철강사들이 자국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 저가 물량을 쏟아내면서 국산 철강과의 가격 차이는 이미 20% 이상 벌어진 상태다.
제조 원가의 핵심인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수조 원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뼈아프다. 수소환원제철(HyREX)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재무적 가용 자원을 고갈시켜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하면 '현재의 고용'을 지키려다 '미래의 경쟁력'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스마트 팩토리' 전환 가속화… 노사 상생이 관건
포스코센터 전경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고비용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 전환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고용된 인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위험 공정과 단순 반복 공정을 자동화하여 노무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줄여나가는 전략이다.
또한, 거대해진 조직 내부의 갈등 관리도 숙제다. 기존 정규직과 새롭게 합류하는 직고용 인력 간의 임금 체계 통합 및 직군 재편 과정에서 노노 갈등이나 노사 분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이번 사법 리스크와 재무적 부담을 뚫고 글로벌 철강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결국 늘어난 인적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융합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산성 혁명을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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