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자체마다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남에서 폭염대책비에만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데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요?
문그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뙤약볕에 달궈진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시민들은 일찍부터 무더위 쉼터에 모여 더위를 피합니다.
[박광자/무더위쉼터 이용객 : "(집에) 에어컨을 달아주긴 달아줬는데, 돈이 없으니까 아끼느라고 날만 새면 여기 와요, 밥 먹고."]
올해 경상남도가 18개 시군에 내려준 폭염대책비는 모두 32억여 원.
예산 사용 계획을 분석해봤습니다.
가장 많은 건 그늘막 설치, 보수로 12억여 원이 배정됐습니다.
도로의 온도를 낮추는 살수차 운행에도 8억 4천 만 원이 편성됐습니다.
이 두 항목에만 전체 예산의 60%가 넘게 투입됩니다.
이 같은 대책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표면 온도가 44도까지 오른 도로에 살수차가 물을 뿌리자, 온도는 6도가량 급격히 낮아집니다.
하지만 효과는 잠시, 살수차가 지나간 직후 다시 온도를 재봤습니다.
불과 20여 분 만에 바닥 물기는 모두 마르고, 온도도 원래대로 올라갔습니다.
[박문수/세종대학교 기상환경융합과 교수 :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보다 장기간 효과를 보려면 지속적으로 물을 분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되면 좋겠다."]
그늘막 설치는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 편중돼 있습니다.
반면, 당장 전기세가 걱정인 폭염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예산과 사업은 부족합니다.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된 야외 노동자나 독거노인에게 제공되는 폭염 대비용품 구입비는 2억 7천여만 원, 전체 예산의 8.5% 수준입니다.
무더위 쉼터 지원 예산도 3억 원, 폭염 예방 홍보 예산과 비슷한 수준에 그칩니다.
[이지성/경남연구원 연구위원 : "야외 노동자나 독거노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작업이나 생활 환경에서의 취약 요인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산 한계 속에 자치단체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구 구성과 기상여건 등 시군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대책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그린입니다.
촬영기자:박종권/편집:김도원/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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