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지상과 하늘 경계 허문 '모빌리티 혈맹'… 현대차-KAI, 2000조 AAM 시장 승...

현재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제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양산 시설과 항공기 제작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연합군'은 현대차-KAI 조합이 유일무이하다는 평가다. 향후 양사는 단순 기체...

지상과 하늘 경계 허문 '모빌리티 혈맹'… 현대차-KAI, 2000조 AAM 시장 승...

공급망 통합부터 기체 인증까지 원스톱… 2028년 ‘도심 하늘길’ 상용화 급물살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를 이끈 자동차와 항공우주 산업이 21세기 '공간 혁명'을 위해 단일 대오를 형성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모빌리티 주권' 확보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장재훈 (왼쪽) 부회장과 KAI 김종출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현대차)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현대차의 '대량 양산 시스템'과 KAI의 '고난도 항공 역학'을 결합해 글로벌 모빌리티 지형을 뒤흔들겠다는 복안이다. 양사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 개발부터 글로벌 인증, 부품 공급망(SCM) 구축까지 전방위적인 공동 전선을 구축하며 2000조원 규모의 황금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간 자동차와 항공은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발전해 왔다. 자동차가 수만 대의 제품을 균일한 품질로 찍어내는 '양산 효율성'의 극치라면, 항공은 단 한 대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극한의 안전성'과 국가 간 복잡한 ‘인증 절약’이 핵심이다.

그러나 도심 항공 교통(UAM)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며 두 산업의 교집합이 형성됐다. 가벼운 기체에 고효율 전동화 시스템을 이식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의 본질은 '산업적 시차'를 줄이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EV)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 하늘을 나는 기체는 무게를 줄이면서도 고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데, 현대차의 전동화 노하우는 기체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열쇠가 된다.

KAI는 T-50 고등훈련기와 KF-21 전투기를 개발하며 쌓아온 기체 구조 설계 역량을 투입한다. 특히 항공기용 탄소복합재 기술과 스텔스기 수준의 공기역학 설계는 현대차의 시스템을 항공 규격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경제성과 항공기의 신뢰성이 만나 비로소 상용 가능한 ‘K-AAM’의 골격이 완성되는 셈이다.

업계가 이번 동맹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인증(Certification)'이다. AAM 기체가 도심 위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항공안전청(EASA)으로부터 민간 항공기 수준의 안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기술력과는 별개의 영역으로,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검증 문서와 실증 데이터를 요구하는 ‘글로벌 규제 장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체계 종합 인증 경험을 보유한 KAI의 노하우는 현대차의 미국 법인 '슈퍼널(Supernal)'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슈퍼널이 북미 시장에서 비행 승인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KAI의 인증 엔지니어링 역량은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교두보가 된다.

또한, 양사의 협력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항공기 부품은 일반 자동차 부품 대비 부가가치가 수십 배에 달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았다. 현대차의 글로벌 SCM 네트워크와 KAI의 협력사 풀이 통합되면, 국내 중소 강소기업들이 글로벌 항공 시장으로 진입하는 ‘하이패스’를 갖게 된다.

이는 군수 산업에 치중됐던 국내 항공 생태계가 거대한 민수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산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다.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AAM 시장은 2040년까지 약 2000조원(1조5000억달러) 규모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제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양산 시설과 항공기 제작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연합군'은 현대차-KAI 조합이 유일무이하다는 평가다.

향후 양사는 단순 기체 제작을 넘어 이착륙 거점인 '버티포트(Vertiport)’, 무인 항공 교통 관리 체계(UTM) 등 미래 비행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정부 또한 'K-UAM 로드맵'을 통해 규제 샌드박스와 실증 사업을 전폭 지원하고 있어, 대한민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패스트 팔로워'에서 '룰 메이커(Rule Maker)'로 올라설 수 있을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종출 KAI 사장은 "KAI가 보유한 독보적인 항공 개발 DNA에 현대차의 혁신적 제조 플랫폼이 이식된다면 세계 시장을 압도할 실체가 탄생할 것"이라며 "군수 위주의 한계를 벗어나 민수 모빌리티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의 가치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허무는 '이동의 자유'에 있다"며 "항공 분야 국가대표인 KAI와의 협력은 우리가 그리는 하늘길 상용화를 앞당길 가장 확실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노진우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