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중소·벤처 투자 전남 전국 최하위…70% 수도권
광주 1119억원으로 전국 3위지만 94%가 기업 2곳 대출 집중
전남 25억원 전체 0.1% 불과…지역 벤처 투자 기반 확충 시급
2026년 10월 11일(일) 18:20
/클립아트코리아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활성화 기조에 따라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자금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적은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전국 세 번째로 많은 자금이 공급되긴 했지만, 전체 금액의 94%가 단 2개 기업의 대출에 집중되면서 지역 중소·벤처기업 전반으로 자금이 흘러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비례)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증권사가 전국 중소·벤처기업에 공급한 자금은 1조 9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공급액인 1조 4501억원보다 32.9% 증가한 규모다. 이는 증권사의 대출과 지분·전환사채(CB) 투자를 합산한 금액으로 특수목적법인(SPC)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제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남의 자금 공급액은 25억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체 공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1%에 불과했다. 전남의 자금 공급액은 전국 평균(1134억원)의 2.2% 수준에 그쳤다.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광주는 1119억원을 공급받아 서울(9624억원), 경기(3388억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았다. 전체 공급액의 5.8%를 차지하며 외형상으로는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급액의 약 94%가 단 2개 기업에 대한 대출이었던 것으로 집계되는 등 전체적인 투자 저변은 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 대한 대규모 대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지역 중소·벤처기업 전반에 자금 공급이 확대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게 지역 산업계의 설명이다.
광주와 전남을 합친 자금 공급액은 1144억원으로 전국의 5.9%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광주지역 2개 기업에 대한 대출 1049억원을 제외하면 95억원에 불과하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이 올해 8월까지 670억원을 공급받으며 전체 공급액의 3.5%를 차지했으며, 지분·전환사채 투자 기업 수도 37개사로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았다. 대전은 2023년 이후 공급된 자금의 89%가 벤처기업에 돌아가면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기술기업 투자 기반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도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자금 공급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올해 공급액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소재 기업에 투입된 자금은 1조 3419억원으로 전체의 69.6%에 달했다. 특히 서울에만 9624억원이 공급돼 전국 자금의 절반에 가까운 49.9%를 차지했다.
수도권 비중은 2023년 73.4%에서 2024년 71.2%, 지난해 56.1%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70%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는 부산 소재 기업 4곳에 대한 대규모 대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 자금 공급에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투자 대상인 벤처기업 자체가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벤처기업의 65.4%가 수도권에 있다. 이는 2021년(62.1%)보다 3.3%p 오른 수치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지역균형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비수도권의 기술기업 육성과 투자 기반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역 간 자금 공급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은행권에는 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의 지역 내 재투자를 유도하는 지역재투자 평가 제도가 마련돼 있는 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에는 별도의 지역 기준이 없다는 점도 수도권 쏠림 현상을 심화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박홍배 의원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기업의 수도권 집중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생산적 금융의 성과가 지역에 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며 “정부는 비수도권 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금융투자 업계의 지역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정책적 지원과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