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사진 제공=삼성증권
삼성증권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 확대 국면에서 안정적인 자산관리(WM) 경쟁력을 앞세워 장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리테일 거래 중심 증권사들과 달리 WM 기반 사업 구조를 갖춘 만큼 ISA 시장이 장기 투자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와 단기 투자 중심 흐름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에서 WM 중심 전략이 예상만큼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변수로 꼽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ISA 가입금액은 59조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6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10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투자자가 직접 국내 주식과 ETF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ISA 규모는 41조7000억원까지 확대되며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ISA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예·적금 중심 절세 계좌였다면 최근에는 직접 투자와 장기 자산관리 기능이 결합된 투자 플랫폼 성격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중개형 ISA 확대 이후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권사 간 플랫폼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WM 중심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ISA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와 자산관리 고객 기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ISA 경쟁의 핵심이 단순 계좌 확보보다 고객 체류 시간과 자산관리 전환율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거래 고객보다 연금과 WM 서비스로 이어지는 장기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도 WM 경쟁력이 가장 안정적인 회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일부 증권사들과 달리 자산관리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도 상대적으로 실적 변동폭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ISA 시장 확대 역시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WM 기반 확대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ISA가 단순 거래 계좌보다 장기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경우 WM 경쟁력이 강한 증권사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ISA 자금 흐름 상당 부분이 미국 증시 관련 ETF와 해외 투자형 상품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절세 효과와 글로벌 자산 배분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ISA가 장기 자산관리 플랫폼보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ISA 편입자산 가운데 국내 상장 해외 펀드 비중은 2024년 말 19.7%에서 올해 2월 말 24.7%까지 확대됐다. 반면 예·적금 비중은 같은 기간 47.8%에서 29.1%로 감소했다. ISA가 절세 기반 투자 플랫폼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ISA 시장 내 투자 성향이 단기 수익률 중심으로 움직일 경우 삼성증권의 WM 전략 역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SA 시장이 장기 자산관리보다 브로커리지 중심 시장으로 굳어질 경우 거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테마형 ETF와 미국 빅테크 중심 투자로 빠르게 이동하는 점 역시 변수다. 절세 혜택을 활용한 직접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ISA 계좌가 장기 포트폴리오보다 적극적인 투자 계좌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ISA 시장 확대 자체는 WM 중심 증권사들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ISA 만기 자금을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고객 확보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향후 ISA 경쟁은 단순 계좌 수보다 고객의 자산관리 전 주기를 얼마나 플랫폼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WM과 연금, 디지털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증권사일수록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ISA 시장은 단순 절세 계좌 경쟁에서 자산관리 플랫폼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될 경우 WM 경쟁력이 강한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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