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송서영 기자]
중동 전쟁 발발 한 달,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대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840조 원이 증발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중동 전쟁이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친 영향을 긴급 진단하고,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 약 840조원이 증발한 가운데 코스피가 5000선 지지 여부를 시험받으며 변동성 속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직격하면서 한 달 새 시가총액 840조 원 이상이 증발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반도체 업종 부진이 겹치며 코스피는 단기간에 급락했고, 시장의 시선은 이제 ‘5000선 방어’ 여부와 반등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 한 달 새 시총 840조 증발…반도체·외국인 매도 ‘직격탄’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5146조3731억 원에서 30일 기준 4347조9260억 원으로 798조4470억 원 감소했다. 코스닥까지 포함하면 감소 폭은 840조 원을 웃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충격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372조 원이 빠져나가며 전체 감소분의 44%를 차지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위축됐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655조2988억 원에서 612조7928억 원으로 42조5059억 원 줄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시가총액은 한 달 사이 840조9529억 원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6307.27)를 기록했던 지난달 26일 5199조9615억 원까지 늘었지만, 전쟁 이후 급격히 축소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번 하락이 단순 이벤트성 충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이란 전쟁이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비정상적 삼각 충돌’ 양상으로 전개되며 과거보다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단기 방향성보다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 유가·전쟁 변수 속 5000선 공방…반등 기대와 불안 공존
실제 4월 코스피는 5000~5700선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기간조정 장세’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황 변화에 따라 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흐름 속에서 뚜렷한 추세 형성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유가 흐름은 향후 증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하면 오일쇼크 환경에 진입하고, 100달러를 넘어서면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2000년 이후 WTI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한 시점마다 국내외 증시는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유가 상승이 수요 확대에 기반한 경우에는 충격이 제한될 수 있지만,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급등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남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압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시장은 금융위기 수준의 공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는 점에서 ‘선반영 후 회복’ 시나리오가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은 “급락 국면에서 변동성 지표가 급등한 이후에는 회복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과거 사례에서는 이후 12개월 기준 두 자릿수 상승률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전쟁 장기화와 유가 흐름에 따라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은 당분간 ‘5000선 지지 여부’를 핵심 분기점으로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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