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제공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황과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 방어 정책에 힘입어 5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의 '깜짝 성장(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거시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확인되면서 코스피 등 자본시장 역시 강력한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에 따르면, 직전 분기 대비 1.7%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분기(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번 성장률 급반등에 대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에 더해 자본시장 활성화, 소비지원 대책 등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정책 효과가 크게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구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중동 전쟁에 신속히 대응한 것이 일조했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조치가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 낮췄고 우려했던 소비 위축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동 전쟁 휴전 협상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민생 부담 경감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놨다.
구 부총리는 "24일 0시부터 적용될 4차 석유 최고가격을 오늘 오후 7시에 발표할 예정이며, 서민 연료인 LPG 부탄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10%에서 25%로 대폭 확대하고 적용 기간도 6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수입 절차 간소화를 통한 자재 공급망 다변화와 신규 자금 공급, 보증 수수료 할인 등을 약속했다. 한편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100% 가중 부과하고 필요시 등록 및 허가까지 취소하는 초강경 제재를 예고했다.
이번 1분기 1.7%라는 이례적인 경제 성적표는 그동안 내수 부진과 고물가로 신음하던 한국 경제가 뚜렷한 반등 변곡점을 지났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지표는 주식 시장(코스피)의 최근 상승 랠리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핵심 펀더멘털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인공지능(AI) 수요 폭발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주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지수 상단을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충격을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정책적 쿠션으로 흡수해 내수 소비의 붕괴를 막아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0.8%포인트 인하 효과)하면서도 성장을 이끌어낸 이른바 '골디락스(고성장·저물가)'에 가까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 확보와 하반기 증시의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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