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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발 경제쇼크] 산업계 비상… 비용↑ 업황↓ 우려

현재 삼성전자는 이집트에서 TV와 휴대전화를 생산 중이고, 튀르키예에서도 휴대전화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전 공장을 두고 있다. 조성흠 연합뉴스 산업부 기자 josh@yna.co.kr 김보경 연합뉴스...

[중동발 경제쇼크] 산업계 비상… 비용↑ 업황↓ 우려

세계 1위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연합DB

이란 전쟁의 불길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국내 산업계의 생산라인과 물류망까지 위협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제조업 평균 생산비가 11.8% 상승하는 등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정유·석화·항공·해운 등 고유가 직접 타격

에너지 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은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를 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지자, 대체 수입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설비 가동률 하향도 검토 중이다.

유류비 비중이 영업비용의 최대 35%를 차지하는 항공업계의 수익성 악화도 가시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천50만 배럴로, 유가 1달러 상승 시 3천50만 달러(457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연간 손실이 2조2천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운임 상승으로 수혜를 보고 있지만 선박 연료인 초저유황유(VLSFO) 가격 급등으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항 기준 VLSFO은 2월 27일 톤(t)당 522달러에서 3월 18일 1천5달러로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중동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던 전자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중동행 수출 선박들에는 컨테이너당 평균 수백만 원의 전쟁 할증료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만 개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기준으로 하면 1척에 전쟁 할증료만 200억 원 넘게 추가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철강의 원료인 철광석과 연료인 석탄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유가·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철강, 시멘트 등 건설 자재 생산비와 장비 운용비, 운송비까지 연쇄 상승하는 만큼 건설·건자재 업계도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50% 상승 시 국내 건설 생산비는 1.06%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타 가격 72%↑ 전 산업 ‘도미노 충격’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도미노 충격’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나프타 가격은 이란 사태 발발 전인 2월 27일 t당 633달러에서 3월 24일 약 72% 급등한 1천8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를 통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이 생산되며 플라스틱, 비닐, 섬유, 고무 등 다양한 산업의 출발점이 된다.

실제 비닐과 포장재 업체들이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량제 비닐 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페인트 업계는 가격 인상이 현실화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은 3월 23일부터 제품별 가격을 20∼55% 올렸다.

조선업계는 선박용 강재 절단에 쓰는 에틸렌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긴급 물량 확보에 나섰다. 가전제품 외장에 석유화학 기반 소재가 사용되는 전자업계도 원가 상승과 납기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와 화학업계가 나프타 단기 물량을 공급하며 일단 숨통은 틔웠으나 장기 수급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에틸렌 대체재로 액화석유가스(LPG)가 꼽히지만, 이 역시 수입 의존도가 높고 나프타와 공정이 달라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장기화시 전체 공급망 조정 불가피

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 원자재 수급, 생산, 판매 등 모든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내연기관차는 여전히 국내 신차 판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차종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친환경차 중점 정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표 업체인 현대차는 중동 시장점유율이 현재 10%에 달해 생산 및 판매 전략의 대폭 조정이 예상된다.

중동에 생산기지를 둔 전자업체들도 공장 가동률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의 수요가 급감하고, 생산기지로의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런 경우 시설 및 인력 유지비용이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이집트에서 TV와 휴대전화를 생산 중이고, 튀르키예에서도 휴대전화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전 공장을 두고 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조성흠 연합뉴스 산업부 기자 josh@yna.co.kr

김보경 연합뉴스 산업부 기자 vivid@yna.co.kr

작성 : 2026. 3. 26 [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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