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 및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 가까이 하락해 5,750선으로 내려왔다. 오전 9시 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70.09포인트(2.87%) 내린 5,754.94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3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18.2원 오른 1,501.3원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페어] 최준규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기반 시설을 정조준한 ‘전면적 경제전’으로 확산하며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폭격과 이에 따른 이란의 카타르 에너지 시설 보복 공격이 맞물리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코스피 5800선이 무너지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전일 대비 163.63포인트(2.76%) 내린 5761.40으로 출발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58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역시 2% 넘게 하락하며 1130선까지 밀려났다. 간밤 뉴욕증시가 중동 확전 우려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불확실성 언급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한 여파가 국내 증시로 고스란히 전이된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매섭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밀리며 장중 20만 1,500원선까지 하락, 이른바 ‘20만전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SK하이닉스 또한 3%대 약세를 보이며 ‘100만닉스’ 방어선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 필수적인 헬륨(Helium)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카타르 라스라판 시설이 피습당했다는 소식에 공급망 마비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이다.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원인은 에너지 공급망의 실질적 파괴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타격하자 이란은 세계 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여파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1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를 재점화시켰다.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1.9원 급등한 1505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1500원 시대에 진입했다. 고유가와 강달러,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라는 ‘트리플 악재’가 겹치며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반면 지정학적 위기 속에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방산주와 일부 에너지 관련 종목들로만 제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극심한 양극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분쟁과 달리 에너지 인프라 자체가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되면서 공급망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유가와 환율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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