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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 리스크에 석화업계 '비상'…원료난 넘어 제품 공급 차질

정부는 보건·의료, 생필품,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필요한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나프타뿐 아니라 LPG, 콘덴세이트 등 대체 원료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단기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중동 리스크에 석화업계 '비상'…원료난 넘어 제품 공급 차질

여천NCC 이어 한화토탈도 공급 '불가항력' 선언

국내 NCC 가동률 50~60%…원료 비축은 1~2개월 수준

정부 나프타 210만t 추가 확보...기초유분 매점매석 금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026년 4월 15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원유·나프타 수급 대응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원료인 나프타(납사) 도입 차질이 제품 공급 전반으로 번지면서 업계의 긴장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평균 1~2개월 수준의 원료를 비축하고 있으며,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50~6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저가동 체제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파라자일렌(PX)에 대해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지난달 초 여천NCC가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불가항력을 알린 데 이어 두 번째 사례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외부 요인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기업이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선택하는 조치다.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의 일시 대응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해역의 해상 운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료 도입 자체가 불안정해졌고, 생산 차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가동률 조정과 정비 일정 변경으로 대응하고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2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여천NCC는 올레핀 공정 일부를 멈추며 생산량 조정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도 대정비 일정을 앞당겨 설비 가동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정부도 공급망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과 협력을 통해 연말까지 최대 210만t 규모의 나프타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나프타 도입 비용 일부를 보전하는 지원책과 함께, 비중동산 원유 도입 시 운임 차액을 전액 보전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7개 기초 유분에 대해서는 매점매석 금지 조치가 시행됐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중간 원료와 포장용기 등 최종 제품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해 공급 불안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수급 상황이 더 악화하면 생산·출고·판매량을 조정하는 긴급 수급조정도 가능하다.

정부는 보건·의료, 생필품,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필요한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나프타뿐 아니라 LPG, 콘덴세이트 등 대체 원료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단기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책 효과가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PX, PE, PP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은 섬유와 플라스틱,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 전반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이들 품목의 공급 차질이 길어질 경우 화학업계를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물량 확보와 비용 지원이 대응의 핵심으로 꼽힌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선 다변화와 대체 원료 확보, 생산 구조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유사한 수급 불안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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