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발 방식 배워 트윙고 2년 내 완성
中 현지 150~200명 조직 운영…기술·혁신 연구
이반 세갈 르노그룹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리모터쇼 공동취재단 제공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해야 하며, 중국 브랜드들이 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분석해 우리가 뒤처진 부분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이반 세갈 르노그룹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기 위한 해법으로 중국을 배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관세 등 보호무역 장벽에 의존하기보다 중국 업체들의 빠른 신차 개발 속도와 기술 경쟁력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배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세갈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신차 개발 속도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갈 부사장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약 12%까지 높아졌다. 영국과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으며, 순수전기차뿐 아니라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공세를 넓히고 있다.
르노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이를 자사 차량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약 150~200명 규모의 조직을 운영하며 새로운 기술과 개발 방식, 혁신적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엔지니어링 조직도 직접 중국을 방문해 현지 기업들의 기술과 개발 방식을 배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신차 개발 속도다. 르노는 소형 전기차 트윙고의 개발을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완료했다. 기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개발 기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세갈 부사장은 “과거 유럽에서는 신차 개발에 약 4년이 걸렸지만, 중국 기업들은 이를 약 2년 만에 해내고 있었다”며 “르노는 이러한 개발 속도를 배우기 위해 중국의 개발 조직과 협력해 트윙고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험을 트윙고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량 개발에도 확대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는 모든 차종에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세갈 부사장은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르노는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고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는 약 5년 전부터 풀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를 양대 축으로 삼아 제품군을 강화해 왔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두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갈 부사장은 향후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로 중고차 잔존가치를 꼽았다. 그는 “2~4년이 지나면 현재 판매된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이며, 이때 잔존가치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판매의 상당 부분이 금융상품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차량의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월 납입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르노는 과도한 할인이나 단기 렌터카 판매에 의존하기보다 일반 소매 판매와 건전한 법인 판매에 집중해 차량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세갈 부사장은 “경쟁은 우리에게 자극을 주고,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부분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동시에 확인하게 해준다”며 “경쟁사의 강점을 파악하고 배울 점을 찾아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리(프랑스)=임주희 기자(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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