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전환해야”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도 뉴델리 시내 한 호텔에서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모두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연평균 7%에 달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 선도국’ 인도에 생산 거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과 한류 콘텐츠 등을 계기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소비재 기업이 급증하는 인도 중산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간한 ‘인도 5억 중산층 공략 보고서: K소비재 수출 경쟁력 분석 및 진출 전략’을 보면, 인도 중산층 규모는 2020년 4억3000만명에서 2030년 7억2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인도 중산층의 소비 행태가 기존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최종 소비재 수입 시장은 2018년 197억달러에서 2024년 313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했다. 그러나 이 기간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27.1%에서 18.5%로 8.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산 제품 점유율도 2018년 1.0%에서 2024년 0.7%로 낮아지는 등 고전하고 있다. 수출 자체는 늘었지만,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인도 전체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도 중산층의 소비 행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인도 3대 광역권인 델리·뭄바이·벵갈루루 중산층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화장품·농수산식품·의류·생활용품·의약품 등 한국 소비재는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특히 화장품의 인지율은 최대 89.9%에 달했다. 10명 중 9명이 한국 화장품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구매 경험자의 만족도 역시 89~92%로 매우 높았다. 특히 한류 콘텐츠를 접한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구매 의향도 높아 실질적인 가격 프리미엄 효과도 확인됐다. 그러나 재구매 등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20~40%대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소비재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은 ‘위조품 우려’였고, 이어 ‘정보 부족’ ‘높은 가격’ ‘접근성’ 순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정품 관리가 미흡한 인도 전자상거래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공식 유통 채널 관리와 QR코드 기반의 정품 인증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 소비재 수출을 위한 공식 유통 경로 확보와 운영, 진입 단계별 마케팅 전략 차별화 등을 제안했다. 이준명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27년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EU)·인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중국 점유율의 하락세를 고려할 때, 지금이 인도 소비재 시장 진입의 최적기”라며 “K소비재는 제품력과 인지도가 충분히 검증된 만큼 ‘알려진 브랜드’를 넘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이 수출 확대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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