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하원의원
트럼프 “결혼 사기로 미 이민”
선거 직전 이례적 공개 수사에
오마르 “정적 표적 삼아” 규탄
“우리는 일한 오마르와 연대한다”…미니애폴리스에 모인 지지자들
12일(현지시간) 일한 오마르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지역구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들이 오마르 의원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 수사당국이 소말리아 출신의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미네소타·사진)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중간선거를 약 3주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에 대한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대변인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국토안보부 수사국(HSI) 요원들이 워싱턴의 오마르 의원 자택을 허가받아 수색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마르 의원이 미국으로의 이민을 위해 오빠와 결혼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마크웨인 멀린 미 국토안보장관은 지난달 보수 성향의 유튜버 베니 존슨과 인터뷰하면서 “우리는 오마르 의원이 미국에 오기 위해 자신의 오빠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 사건에는 더 많은 배경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폭스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수색은 오마르 의원의 이민 서류와 관련한 사기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NYT는 최근 연방 수사관들이 오마르 의원의 재정 상황, 선거 자금, 외국인과의 교류 등 다른 사안에 관해서도 수사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오마르 의원은 이날 엑스에 “이는 정적들을 표적으로 삼고 연방 법 집행 기관을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려는 시도”라며 규탄했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도 성명을 통해 오마르 의원 자택의 압수수색을 “트럼프 행정부의 권력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오마르 의원의 지지자들이 모여 연방 정부의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미니애폴리스는 소말리아계 이민자가 대거 거주하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오마르 의원은 나라라고 할 수 없는 국가에서 와서 우리 헌법에 관해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마르 의원이 소말리아 출신인 것을 문제 삼으며 그를 비난해왔다. 그는 오마르 의원을 언급하며 “그와 그의 친구들은 쓰레기” “소말리아로 돌아가라”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수사가 내달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약 3주 앞두고 진행돼 이례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는 선거 60일 전부터는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정치인에 대한 공개 수사와 기소 등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이는 명문화된 규정이 아닌 관례이며 범죄가 진행 중이거나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수사가 가능하다. 오마르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5선에 도전한다.
소말리아 난민 출신인 오마르 의원은 12세에 가족과 미국으로 이주해 200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는 주의회 의원을 거쳐 2018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오마르 의원은 최초의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 중 한 명이다. 그는 당선 당시 강성 진보 성향의 여성의원 4인으로 구성된 ‘스쿼드’의 일원으로 주목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워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