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환 LS증권 이사가 지난해 7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머니트렌드 2025에서 ‘한국 증시 재평가의 시간이 온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투자자들은 주식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피지컬 AI주를, 부동산은 압구정 등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를 향후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다음 달 1일 열리는 ‘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6’ 행사 참가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는 ‘AI 반도체주(최대 2개 선택)’를 가장 선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각각 169%, 304% 오르며 국내 증시를 견인했다. 로봇 및 피지컬 AI주는 41.3%이며 미국 빅테크 주식(17.3%),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9.4%), 2차전지와 친환경 에너지주(8%) 등이 뒤를 이었다.
레버리지 ETF 및 고위험 파생상품 응답자는 1.1%로 저조했다. 레버리지 ETF는 특정 주식의 일간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만큼 증시 변동성 장세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투자처로는 국내 주식보다 미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았다. 향후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묻는 질문에 46.8%가 ‘30% 미만’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을 70% 이상 보유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4.9%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가 ‘1만피’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율·유가·금리 등 거시지표가 안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36.3%로 가장 많았다. 반도체 실적 증가(17.8%)도 뒤를 이었다.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기업들의 주주 환원 확대와 외국인투자가의 수급 확대가 10.8%,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안정이 9.3%로 집계됐다.
대표 투자처인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과 비서울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여전히 뚜렷했다. 응답자의 5명 중 3명(57.4%, 최대 2개 선택)은 압구정과 여의도 등을 중심으로 한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를 가장 선호했다.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입주권(27%)과 한강변 외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25.4%)가 다음 선호 대상이었다. 반면 분당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아파트(17.3%)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7.5%)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동산의 자금 쏠림 해소를 위해 정부가 강력한 규제에 나섰지만 응답자의 44.2%는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고강도 대출 옥죄기에도 부동산을 장기 투자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강남권 등 상급지로 갈아탄 뒤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겠다는 응답자가 31.3%였으며 부동산 자산을 일부 처분해 주식·가상화폐 등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14.8%)하겠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방향(최대 2개 선택)에 대해서는 45.5%가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공공기여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용적률 상향을 통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로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 조정 및 이주비 대출 등 공공 지원 강화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방안이 각각 30.7%, 25.5%의 응답률을 보였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8%(별로 없다 30.5%, 전혀 없다 25.3%)가 향후 1년 내 가상화폐에 투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화폐 투자 의향이 낮은 이유로는 가격 변동성(52.8%)을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투자자산을 더 선호(17.3%)하거나 가상화폐 해킹 등 보안 위협(14.3%)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과세 제도가 관련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내년부터는 가상화폐 양도·대여로 얻은 소득 중 250만 원의 공제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가상화폐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이월결손금 공제가 되지 않아 손실을 다음 연도로 넘겨 이익에서 공제할 수 없다. 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답변이 41.9%로 가장 많았으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7.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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