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법원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피의자 4명 구속영장 모두 기각
중앙일보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 피의자들이 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일당 전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상은 대형학원 운영자 김모씨와 DI동일의 전 임원, DI동일 소액주주연합 대표를 자처한 신모씨, 종합병원장 장모씨 등이다.
법원은 “총 6만5168회의 시세조종 행위가 관련 법률 어느 조항에 위배되는지 영장에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며 “시세조종 범죄의 성립 여부와 범위를 둘러싸고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해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의자들이 압수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원에 제기한 준항고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들에게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압수 절차 위법성 놓고 준항고 제기
앞서 피의자들은 금융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단의 증거 선별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며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는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판사의 재판 절차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하는 제도다.
이들은 금융위원회가 증거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융감독원 직원들을 투입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날 오후 1시 54분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에 출석한 피의자들은 ‘피해 주주들에게 할 말 없냐’,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냐’, ‘벽산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 주목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자산운용사 임원과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 대형학원 운영자와 종합병원장 등 재력가, 소액주주 운동가 등 11명과 법인 4곳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거래량이 적은 DI동일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삼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 소액주주운동을 명분으로 DI동일 경영진을 압박해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뒤 주가를 관리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들의 매수 주문량은 해당 종목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코스피 상장사 벽산의 주가조작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불공정거래 근절을 강조한 이후 출범한 합동대응단이 수사한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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