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회계부정 신고 보상 무제한 확대… 정부, 자본시장 범죄와 전면전
주가조작과 미공개정보 이용, 분식회계 등 자본시장 범죄를 신고한 제보자에 대한 보상이 대폭 강화된다. 수십억 원 규모 사건을 적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신고자라면 기존 한도를 뛰어넘는 거액의 포상금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금융당국이 ‘내부고발 활성화’를 통한 시장 감시 체계 강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6일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불공정거래 및 회계부정 신고포상금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포상금 지급 한도의 폐지다. 지금까지는 주가조작과 시세조종, 내부자거래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신고에 대해 최대 30억원, 회계부정 신고에 대해서는 최대 10억원까지만 지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사건 규모와 적발 기여도에 따라 그 이상의 포상금도 지급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부당이득 규모 또는 부과된 과징금을 기준으로 최대 30% 범위 내에서 포상금을 산정하고, 실제 조사 및 제재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반영해 최종 지급액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형 주가조작 조직이나 수천억원대 회계부정 사건을 밝혀내는 데 핵심 증거를 제공한 내부 관계자의 경우 기존 제도보다 훨씬 큰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시장 감시 기능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는 강력한 유인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고 창구도 확대됐다. 앞으로는 금융당국뿐 아니라 경찰이나 국민권익위원회 등 다른 기관에 먼저 신고했더라도 해당 내용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으로 전달돼 조사에 활용되면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이 시장 내부 정보를 보유한 관계자들의 신고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자본시장 범죄는 외부에서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내부 제보가 사건 규명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시세조종이나 회계조작은 내부 자료와 관련자 진술 없이는 실체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신고 활성화의 중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조사 역량을 확대하는 등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포상금 확대 역시 사후 처벌뿐 아니라 조기 적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적발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불공정거래를 시도하려는 유인이 줄어드는 만큼 강력한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신고자 보호 제도와 함께 운영될 경우 시장 신뢰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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