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 국정감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충돌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권한 행사에 대한 검증을 요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 장악을 위한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법부의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헌법적 원칙”이라면서도 “대법원장의 공적 행위와 사법행정에 대한 검증까지 가로막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국정조사를 통해 비상계엄 당시 행적과 대통령선거 관련 정치적 중립성, 예산 집행 내역 등 세 가지 사안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12·3 비상계엄 당일 조 대법원장이 계엄 선포를 인지한 경위와 당시 논의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통상적인 절차와 기준을 벗어난 행위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장의 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해서도 “국민의 세금은 ‘대법원장의 재량’이라는 말로 검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일과 사법행정 및 예산 집행을 검증하는 일은 양립할 수 있다”며 국정조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을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정치적 공세로 규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밀어붙이며 철 지난 ‘계엄 동조 의혹’까지 다시 끄집어냈다”며 “자신들이 주도한 특검에서조차 무혐의·각하로 종결됐다는 사안을 되살려 사법부 수장의 목에 정치적 올가미를 씌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쯤 되면 국정조사가 아니라 정적 제거를 위한 인민재판”이라며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이용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삼으려는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뒤집고 사법부를 겁박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지워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법관 인사 제도 개편과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에도 반발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추진하는 대법관 후보자 2배수 이상 제청 의무화 법안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무력화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탄핵소추 관련 발언도 정기 법관 인사에 개입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헌법 위에 이재명은 없고 법 위에 민주당은 없다”며 “국민과 함께 사법부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고 권력의 폭주에 반드시 제동을 걸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과 대법관 후보 재제청 논란 등이 맞물리며 불거졌다. 민주당은 판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조 대법원장의 인사권 행사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이유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계엄 당시 대응 등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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