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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동길 체제 반도체 베팅 통할까”…한솔테크닉스, 증자·차입 총동원...

한솔테크닉스는 증권신고서에서 파워보드와 EMS 사업이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 전략 변화와 전방 산업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적시했다. 매출의 84.65%가 해외에서 발생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도 큰...

“조동길 체제 반도체 베팅 통할까”…한솔테크닉스, 증자·차입 총동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사진=한솔그룹]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한솔테크닉스가 대규모 유상증자와 차입을 동원해 반도체 부품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성장 기대와 함께 주주가치 희석과 재무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동길 회장 체제에서 추진되는 사업 구조 전환의 시험대로 읽힌다.

한솔테크닉스는 13일 보통주 1241만4000주를 발행해 약 45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조달 자금은 반도체 테스트 부품 업체 윌테크놀러지 인수에 투입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1772억원 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한 복합 자금조달 구조의 한 축이다. 회사는 자체 자금과 함께 은행 차입 400억원, 계열사 차입 300억원, 사모사채 200억원, 최대주주인 한솔홀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450억원,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 450억원 등을 더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사업 구조 전환 시도로 해석된다. 한솔테크닉스는 기존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반도체 테스트 핵심 부품인 프로브카드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도 증권신고서에서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윌테크놀러지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솔테크닉스는 증권신고서에서 파워보드와 EMS 사업이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 전략 변화와 전방 산업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적시했다. 매출의 84.65%가 해외에서 발생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도 큰 구조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524억원, 영업이익은 204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기존 주식의 약 39% 수준이다. 유통주식 수 증가에 따른 희석과 주가 하락 가능성은 증권신고서에도 주요 위험 요소로 명시돼 있다.

발행가도 기존 주가보다 낮다. 예정 발행가는 3625원으로 기준주가 4883원 대비 약 20% 할인된 수준이다. 투자자 유인을 위한 구조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인수한 증권사가 단기간에 시장에 매도할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재무 부담 역시 변수다. 회사는 유상증자 모집금액이 계획보다 줄어들 경우 보유 현금과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차입 확대 가능성을 의미한다. 증권신고서에서도 인수 이후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한솔홀딩스가 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38%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안정성은 강화되는 반면, 내부거래 성격이 짙은 구조라는 점에서 해석은 엇갈릴 수 있다.

또 윌테크놀러지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자회사 지분가액 비율이 52.7%로 올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지주회사 전환 여부와 그 영향은 추가적인 구조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거래는 한솔테크닉스가 반도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과 차입 확대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인수 이후 실적 개선과 사업 시너지 창출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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