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옛 전남도청 ‘국가사적 승격’ 검토
국가유산청, ‘5·18 사적지’ 관련
6월에 관계기관 2차 회의 열어
민주광장·전일빌딩·상무관 등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방안도
2026년 07월 15일(수) 21:00
정부가 국가사적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전남광주시 동구 옛 전남도청 일대. 붉은 실선은 옛 전남도청 본관(국가등록문화유산), 옛 전남도청 회의실(전남광주시 유형문화자산), 주황 실선은 전일빌딩·상무관·YMCA 건물(광주시 5·18 사적지), 노란 실선은 국가유산청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옛 전남도청 일대.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국가사적으로 지정<6월 15일 광주일보 5면>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남광주시 유형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관리되던 5·18 공간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5·18민주화운동의 국가적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광주시가 추진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15일 지역 정치권과 문화계 등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관계기관 2차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옛 전남도청 일대의 근현대문화유산 지정 범위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는 국가유산청 근현대유산과 책임자들을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광주시 민주보훈과와 문화유산자원과, 동구 문화예술체육과 등 핵심 관계자 총 21명 모여 사적 지정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유산청은 이 자리에서 사적 지정의 구체적인 범위를 두 가지 안으로 압축해 제시했다.
1안은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구 본관’ 시설 자체만을 사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2안은 옛 전남도청 구 본관은 물론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까지 넓은 면단위로 묶어 사적으로 격상하는 구상이다.
여기에 5·18 민주광장, 전일빌딩, 상무관, 옛 적십자병원 등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묶고, 주변 일대를 포괄적인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테이블에 올랐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에는 각각 30여 곳의 5·18 사적지 있으며, 일부 시·도 지정 유산 형태로 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헌법 전문 수록이 논의되는 역사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5·18과 연관된 공간 중 국가가 직접 사적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곳은 없다.
국가유산청이 5월 공간의 사적지정을 제안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18일 전남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정식 개관한 전남도청을 세계 시민이 함께 배우고 기억하는 K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성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옛 전남도청 일대가 국가사적지으로 지정되려면 건물을 소유한 문체부와 부지와 주변 사적지를 관할하는 광주시가 각각 지정 신청의 주체로 나서야만 한다.
옛 전남도청·부지는 문화체육관광부, 5·18 민주광장과 전일빌딩 등 주요 5월 유적지는 전남광주시 관할이다.
결국, 중앙 부처가 사적지정을 제안한만큼 두 주체의 신속한 결단이 승격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옛 전남도청 구 본관은 1930년 준공된 근대 관공서 건물로, 지역 출신 건축가 김순하가 설계했다.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이 설치됐던 최후 항전의 상징 공간이기도 하다.
문체부가 소유하고 옛전라남도청복원추진단이 관리 중이며, 2002년 5월 31일 등록문화재 제16호로 지정돼 지금은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위를 갖고 있다.
국가사적으로 승격되면 옛 전남도청 건물은 항쟁 현장으로서의 법적 위상이 달라진다.
국가사적은 국가유산기본법·문화유산법에 따라 국가유산청장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하는 국가지정유산이다.
사적으로 지정되면 문화유산 본체는 물론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까지 현상변경 허가 대상이 되고, 보수·정비·활용 사업비를 국비로 폭넓게 지원받는 구조가 열린다. 훼손·철거 시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근현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등록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유자 자율 관리를 원칙으로 하며, 외관 변경 시 허가가 아닌 신고 의무를 부과한다. 국비 지원 범위와 강제 보호 수준이 사적에 비해 훨씬 낮아 실제로 등록 이후 훼손되거나 철거된 사례도 적지 않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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