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15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과 참배에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각각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민경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후 3시 추조 가즈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를 되풀이한 데 엄중히 항의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하는 등 역사를 망각한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이는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별도로 항의했다. 김학조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이날 나가요시 타케시 주한일본방위주재관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초치했다.
김 국제정책관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과거 식민지 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일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총리가 아닌 자민당 총재 자격의 봉납이다.
고이즈미 방위상, 기카와다 히토시 오키나와·북방대책담당상,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담당상,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 등 현직 각료 4명은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자민당 핵심 간부인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 아리무라 하루코 총무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단체 참배했다. 자민당 핵심 간부들이 패전일 야스쿠니를 단체로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일본이 벌인 주요 침략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신사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한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난 1년간 이어온 셔틀외교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한일관계의 빛은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돼야 한다”며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보다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일본 정부와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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