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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샷 이글' 김민솔, 동갑내기 라이벌 서교림에 한발 앞서

스포츠에서 라이벌은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이자 팬들의 심장 박동을 끌어올리는 기폭제다. 복싱 링 위의 무하마드 알리(미국)와 조 프레이저(미국), 축구 피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이를 증명했다.

'정교한 샷 이글' 김민솔, 동갑내기 라이벌 서교림에 한발 앞서

< 솔림대전 > 김민솔(왼쪽)과 서교림이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 10번홀에서 각각 티샷을 하고 있다. /포천힐스CC=문경덕 기자

스포츠에서 라이벌은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이자 팬들의 심장 박동을 끌어올리는 기폭제다. 복싱 링 위의 무하마드 알리(미국)와 조 프레이저(미국), 축구 피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이를 증명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시 라이벌 구도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무 살 동갑내기 김민솔과 서교림이 있다. 올 시즌 나란히 3승을 거머쥔 두 선수는 다승왕을 비롯해 대상 포인트, 상금랭킹, 평균타수 1위 등 주요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우승상금 2억7000만원, 총상금 15억원) 1라운드에서 김민솔과 서교림이 제대로 맞붙었다. 같은 조로 묶여 성사된 첫날 맞대결은 김민솔의 승리. 그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한진선과 함께 공동 2위로, 단독 선두(5언더파 67타) 송은아와는 1타 차다. 서교림은 2언더파 70타를 쳐 첫날 상위권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아마 시절부터 친구이자 라이벌

2006년생인 김민솔과 서교림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23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활약했다. 하지만 한발 앞서간 쪽은 늘 김민솔이었다. 국가대표 시절 대한골프협회(KGA) 랭킹에서도 김민솔이 1위, 서교림이 2위였다. 2024년엔 김민솔 홀로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았다.

프로 무대에서도 김민솔이 먼저 빛을 봤다. KLPGA 투어 데뷔 자체는 서교림이 빨랐다. 김민솔이 시드전에서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수걸이 우승은 김민솔이 먼저였다. 지난해 8월 추천 선수로 출전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깜짝 우승하며 투어 풀시드권을 따냈다. 2개월 뒤엔 2승까지 수확했다. 김민솔이 신인상 후보 규정(50% 이상 출전)을 채우지 못해 서교림이 신인상을 거머쥐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2승을 올린 김민솔에게 향했다.

올 시즌도 김민솔이 앞서가고 서교림이 따라가는 흐름이었다. 서교림에겐 이번 대회가 라이벌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였다. 그래서인지 전반은 서교림이 더 힘을 냈다. 김민솔이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한 데 비해 서교림은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아채며 리더보드 상단을 꿰찼다. 김민솔은 샷이 살짝 흔들렸다. 전반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러프로 향한 탓에 보기를 적어냈고, 이어진 16번홀(파3)에서도 티샷이 그린을 지키지 못해 연속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반전이 일어났다. 샷감과 퍼팅감이 살아난 김민솔이 매서운 추격전을 펼치면서다. 김민솔은 3번홀(파5)에서 10m가 넘는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4번홀(파3)에서도 6.4m 거리에서 버디를 낚아 서교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곧바로 7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승부처는 8번홀(파4)이었다.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보낸 김민솔은 106m 거리에서 피칭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다. 시즌 10번째 이글을 기록하며 2013년 장하나(9개)를 넘어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이글 신기록을 작성한 김민솔은 “컨트롤 샷을 구사했는데 생각한 대로 날아갔다”며 “손맛이 짜릿해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밝혔다.

◇“1년 전 그날 재연” vs “역전 우승”

두 선수는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김민솔은 1년 전 이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회 마지막 날에 드라마 같은 우승을 꿈꾼다. 김민솔은 “지난해 이 코스에서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도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며 “이번 주에 다시 우승 기회가 온다면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교림은 지난주 대회에 이어 짜릿한 역전 우승을 노린다. 지난 16일 끝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김민솔이 2~3라운드 선두에 올랐지만, 서교림이 마지막 날 8타를 줄인 끝에 뒤집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서교림은 “찬스는 분명히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아직 사흘이나 남아 있는 만큼 인내심을 갖고 침착하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천힐스CC=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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