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2030년까지 법인 매출 3000만 달러 달성”
식품기업 농심이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였다. 아울러 그간 국내 식품업계와 러시아 시장 간의 관계도 다시 주목을 받았다.
농심은 오는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Nongshim Rus LLC)를 설립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세운 지 약 1년 3개월 만의 신규 법인 설립이다.
농심 러시아법인 설립 [사진=농심 제공]
농심의 러시아 법인은 수도 모스크바에 들어설 예정이다. 농심은 모스크바가 위치한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중부와 극동 지역까지 판매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향후 러시아와 밀접한 CIS(독립국가연합) 소속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이자 라면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러시아 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은 물론 CIS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해 2030년까지 법인 매출 3000만 달러(442억원)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농심이 러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이미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K푸드 식품 브랜드들도 재조명됐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팔도 용기형 라면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1990년대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꾸준한 성과를 냈다. 2003년 러시아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현재 러시아에서 국민 간식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만 약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오리온 해외 사업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오리온 러시아 초코파이 [사진=오리온]
도시락 역시 비슷한 사례다. 러시아에서는 제품명 그대로 ‘도시락(Doshirak)’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컵라면 시장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밀키스 역시 러시아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팔도 도시락 수출용 [사진=팔도]
이 같은 식품 브랜드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 특성상 한 번 소비 습관이 형성되면 수요가 쉽게 줄지 않는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라면 소비 증가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러시아 라면 시장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10억5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25년 러시아의 한국 라면 수입액은 5200만 달러(약 766억원)로 전년 대비 58% 급증했다.
장기화한 전쟁이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농심은 이러한 시장 성장세와 기존 선례를 바탕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기존 스테디셀러 신라면을 필두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신라면 툼바 등을 앞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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