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관의 정보 통합 관리해
석유시장 불법 유통 감시 기능
"중동 전쟁 상황에선 활용도↓"
국회, 취지 벗어난 사업들 심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충북 청주에 있는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통해 설립하려는 석유통합관제센터가 연말에야 정식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경 취지를 벗어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센터는 원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석유 불법 유통을 감시하는 기능을 하는데, 미국·이란 전쟁이 종결될 경우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7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통합관제센터 구축을 위해 예산 165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센터가 생기면 석유 관련 정보를 통합해 효율적인 석유시장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석유 가격은 한국석유공사가, 품질·유통 정보는 한국석유관리원이, 담합 관련 사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점매석 데이터는 재정경제부가 관리하고 있다.
센터 설립을 위해서는 각 기관이 보유한 석유 정보를 통합할 관제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분석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상황실과 석유 관련 민원을 담당할 콜센터도 만들어야 하고, 데이터 관리를 담당할 인력 채용 수요도 있다.
문제는 센터가 제 기능을 하는 시점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6월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뒤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관제시스템 구축 작업은 7월부터 시작된다. 테스트를 거쳐 센터가 정상 운영이 되는 시기는 올해 12월로 예상된다. 긴급성을 요구하는 추경에 맞지 않는 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센터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중동 사태가 종식되면 사업 시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도 추경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센터 사업의 경우 이번 중동 전쟁에 따른 석유시장 상황 관리에는 시스템 활용도가 제한적일 우려가 있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석유 정보 통합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면 내년도 본예산을 통한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업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석유시장 교란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정보 활용이 어려워 현장 점검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합 관제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이라도 충원된 센터 인력을 활용해 시장을 점검하겠다는 게 산업부의 계획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부 측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추경 취지에서 벗어난 사업들에 대해 송곳 심의에 돌입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심사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위기 상황이라며 앰뷸런스 사이렌을 울리는데, 정작 앰뷸런스로는 쇼핑을 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추경 항목들이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대상 '짐캐리 서비스'가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추경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짐 운반(짐캐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외래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에 306억 원을 편성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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