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선제적 대화 제안…전 부회장과 노조 약 1시간 30분간 면담
노조 "기존 요구안 그대로 유지" 재면담 대화 곧 진행될 전망
AI 반도체 주도권 확보 '골든타임', 파업 막기 위한 적극 대응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 제공= 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5월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을 직접 만나 대화했다. 사측의 선제적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은 경영진이 직접 노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파업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함으로써 HBM4를 기점으로 탈환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면담에서 전 부회장은 "현재 직원들이 느끼는 불만과 사기 저하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속한 교섭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직접 전달했다. 삼성전자가 파업을 앞둔 노조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현재 회사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이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이날 사측은 구체적인 보상금 체계 수정안을 제시하는 대신 노조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와 전향적인 임금 인상률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5~6월로 예정된 18일간의 단계적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0% 이상의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곧 열릴 추가 면담은 노사 화합을 통한 내부 결속이냐, 아니면 창사 이래 첫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이라는 파국이냐를 결정짓는 진정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 부회장은 이번 대화를 통해 노사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반도체 부문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여 임직원들이 다시 기술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나서는 등 삼성전자가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지금이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굳힐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판단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의 엔비디아 공급을 공표한 데 이어, 차세대 규격인 HBM4E까지 잇따라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 AI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과시하고 있다. 챗GPT 이후 생성형 AI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확장되면서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사업적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HBM4부터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정의 결합이 핵심인 만큼,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미세 공정 관리와 수율 안정화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 됐다. 이러한 정밀 공정 환경에서 파업 등의 변수로 인한 숙련된 인력의 공백이나 라인 가동 중단은 단순히 제품 몇 개의 불량이 아니라, 수조 원대 손실과 차세대 제품 개발 스케줄 전체를 뒤흔드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4시간 연속 공정이 필수적인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파업으로 인한 단 한 차례의 차질만으로도 어렵게 되찾은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납기 신뢰 관계가 붕괴될 위험이 크다.
전 부회장의 직접 등판은 기술적 반전을 완벽한 양산 성과로 잇기 위해 내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초격차 삼성'의 완전한 부활을 결정짓는 마지막 퍼즐이 될 이번 협상의 결과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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