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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력·용수부터 막혔다"…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실성' 재검증 요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확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1월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전력·용수부터 막혔다"…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실성' 재검증 요구

[뉴시안= 이태영 기자]국가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확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1월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입법조사처는 6일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의 전제 조건인 전력과 용수 공급의 현실성을 점검하고,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하는 ‘분산형·네트워크형 클러스터’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는 이미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신규로 지정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초대형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용지 조성에만 13조4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한국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과의 정합성 △전력 공급망 안정성 △초고압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 △용수 확보 방식 등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전력 인프라 문제를 가장 시급한 리스크로 지목했다.

현재 용인 지역 전력 공급량은 약 1.9GW 수준이지만,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2053년까지 추가로 15~16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현재 공급량의 수배에 달하는 전력 확충이 요구되는 셈이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고품질·고신뢰 전력 공급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한 준(準)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기준 정비 ▲HVDC(초고압직류송전) 도입 기술 검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발전설비 건설 계획 수립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입지 선정 단계부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력 공급 체계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용수 문제 역시 심각한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부족량은 2050년 기준 하루 약 109만70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한강 수계 다목적댐의 여유량은 2035년 기준 소양강댐·충주댐을 합쳐도 하루 8만㎥ 수준에 그친다.

정부 계획이 총량 기준에서는 수요를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실제 실행 과정에서는 다양한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하수 재이용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 정비 ▲화천댐 용수의 산업용 활용 적정성 재검토 ▲발전용수의 공업용 전환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지자체 간 하천수 사용료 배분 협의 ▲비구조적 수자원 관리 대책 등을 제안했다.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의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입법조사처는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의 에너지·인재 자원을 연계하는 ‘분산형·네트워크형 클러스터’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판교 등 수도권 설계 기능과 대덕·광주 연구 거점을 디지털 트윈 기반 협업 체계로 연결 ▲충청권(천안·청주)과 영남권(구미·부산)의 기존 산업 기반을 활용한 소부장 및 첨단 패키징 가치사슬 확장 ▲지방 대학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오픈 캠퍼스’ 및 공동 캠퍼스 모델 도입 등을 제안했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기존 산업단지 조성 방식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동안은 산업단지 입지를 먼저 확정한 뒤 전력·용수 등 인프라 공급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러한 접근은 지역 간 갈등과 공급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전 인프라 공급 가능량 조사 ▲공급 가능 범위 내 산업단지 규모 및 업종 설정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합의 기반 추진 등으로 절차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규모 투자와 속도 중심 추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력·용수 등 기초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를 포함한 종합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세계 최대 클러스터’라는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과 구조적 완성도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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