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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계 2인자] '따뜻한 재무통' 조영철의 HD현대, 정기선의 '오션·사이트...

HD현대그룹이 조선업의 부활을 넘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오너 3세' 정기선 회장의 비전을 현실로 옮기는 조영철 HD현대 대표이사...

[재계 2인자] '따뜻한 재무통' 조영철의 HD현대, 정기선의 '오션·사이트...

'M&A 승부사', 조선 일변도 포트폴리오 탈피시킨 재무의 빅픽처

영업이익 비중 30%, 그룹 '제 2 엔진' 건설기계 일군 38년 현대맨

'외유내강' 리더십…현장 소통 '인간미 경영', 조직문화 체질 개선

권오갑의 신뢰와 정기선의 의지 잇는 '가교'…3세 경영 안착시킬까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4년 4월 24∼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건설기계 전시회 '인터마트 2024'(Intermat 2024)에 참가해 친환경 엔진인 5L급 'DX05'와 7.5L급 'DX08'의 공개행사를 열었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의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린 인터마트(intermat) 건설 기계 박람회에서 당시 조영철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이 파리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HD현대그룹이 조선업의 부활을 넘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오너 3세' 정기선 회장의 비전을 현실로 옮기는 조영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HD현대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 부회장을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전문 경영인' 조 부회장이 '오너' 정 회장과 함께 나란히 HD현대 공동대표를 맡게 된 것이다.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43년간 현장을 걸어온 '조선 전문가' 이상균 부회장은 조선·방산 사업을 총괄하는 반면, 조영철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HD현대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권오갑 HD현대 명예회장이 그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면, 조 부회장은 정 회장의 '오션·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Ocean·Xite Transformation) 비전을 재무·전략으로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넘버 2'이자 '경영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 '재무의 힘'으로 일군 사업 구조 개편…조선 리스크 지웠다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조 부회장은 38년째 '현대맨'의 길을 걷고 있는 정통파 리더다. 그는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과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 CFO(최고재무관리자)를 거친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이지만, 그의 진가는 곳간을 지키는 데 머물지 않았다.

조 부회장의 가장 큰 성과는 조선업의 극심한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는 그룹 '제 2의 엔진'을 일구었다는 점이다. 2021년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초대 대표이사로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건설기계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조 부회장은 당시 33년째 중공업·정유 계열사에서만 일한 재무 전문가로, 건설기계 부문은 처음이었지만 인수 후 통합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조선에 치우쳤던 포트폴리오를 건설기계와 에너지로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현재 건설기계 부문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30%를 책임지며, 조선업이 흔들릴 때 그룹을 지탱하는 강력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사람이 먼저다"…숫자 뒤에 숨은 '따뜻한 리더십'

재계에서 조 부회장은 '따뜻한 재무통'으로 불린다. 냉철하게 숫자를 다루는 재무통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직을 이끄는 방식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그는 평소 말수가 적고 겸손한 '외유내강'형 성품이지만,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실제로 그는 두산인프라코어 통합 당시 직원들에게 직접 진심이 담긴 편지를 보내거나, 현장의 고충을 듣기 위해 격식 없는 대화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그의 철학은 보수적이었던 HD현대의 조직문화를 유연하고 따뜻하게 바꾸는 촉매제가 됐다. 이러한 '인간미 경영'은 건설기계 3사(사이트솔루션, 인프라코어, 건설기계)의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낸 결정적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 정기선의 '사이트 혁신'…2인자 조영철은 야전사령관

조 부회장은 이제 정기선 회장이 지난 2024년 선포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의 야전사령관으로서, 올해 해양부문(오션·Ocean) 실적과 합쳐 더 큰 성과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건설기계나 초대형가스운반선(VLGC)을 만드는 것을 넘어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통해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전략이다.

정 회장은 2024년 1월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밝혔다. 무인 자율화 기술 등 미래 기술영역에서 기회를 찾고 글로벌 시장에서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오갑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뢰 아래 정 회장의 새로운 경영 비전을 실무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조 부회장은 지주사 공동대표로서, 그룹 내 세대교체와 3세 경영 안착의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R&D 투자를 조율해야 하는 조 부회장의 리더십은 HD현대가 글로벌 '톱 5'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조영철 부회장은 정기선 회장의 젊은 리더십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가장 날카로운 전략 브레인"이라며 "재무적 감각과 현장 장악력을 동시에 갖춘 그가 올해 건설기계 부문에서 어떤 '수익성 신화'를 써 내려갈지가 HD현대그룹 권력 지형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따뜻한 재무통'에게 남겨진 과제

다만, 건설기계 3사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간 화학적 결합 및 국내 시장 독과점 우려를 털어내는 것은 '따뜻한 재무통' 조 부회장이 넘어야 할 고개다. 실적 신화가 자칫 '승자의 저주'로 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혜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 회장의 지분 승계도 조 부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다. 그룹 지주사 HD현대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 장남 정 회장의 지분율은 6.12%다.

담보대출로 묶여있는 정 이사장의 지분 14.46%(1142만주)를 어떻게 해소할지, 배당 확대를 통한 지분 매입이나 증여가 필요한 대목이다. 2~3조원 규모의 증여세가 예상될 뿐더러, 주가 상승에 따른 세 부담도 상당하다. 해당 작업에서 '재무통' 조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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