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매체와 인터뷰…"중국이 핵심산업에서 기술적 우위 확보한 산업구조 변화에서 미중경쟁 비롯"
"미국 무역 비중 낮아...트럼프식 보호주의 비효율적"
▲장하준 교수.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 출신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런던대)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전략 경쟁이 맞물리며 세계 경제 질서가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자유무역의 한계를 지적해온 대표적 학자인 그는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등을 통해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장 교수는 18일(현지시간) 보도된 아르헨티나 매체 페르필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계기로 촉발된 긴장에 대해 "우리는 매우, 매우 중요한 구조 재편 과정을 겪고 있다"며 이를 일시적 충격이 아닌 장기적 변화로 규정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에도 대응이 늦고 정책 추진 방식이 혼란스럽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맹과의 조율 부족이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과거 미국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을 수입하며 이익을 얻었던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중국이 조선·반도체·재생에너지·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산업 구조 변화에서 미중 경쟁이 비롯됐다고 밝혔다.
특히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전기차 분야에서는 중국이 이미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교역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중국은 1위 또는 2위 교역 상대국"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미국이 세계 생산의 약 25%를 차지하면서도 국제 무역 비중은 11% 수준에 머무르는 비교적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짚으며 일부 국가들이 미국 중심 질서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제 네트워크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역시 약 10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보호주의적인 국가였다"면서 현재 미국의 정책은 과거와 달리 자국 중심의 새로운 규칙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형된 보호주의라는 점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미중 갈등이 촉발한 공급망 재편 논의와 관련해 희토류 가공 분야에서 중국이 70~90%를 장악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산업 구조는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식 보호주의는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며, 성공적인 산업정책은 선택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에 대해서는 유럽이 기술력과 인재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 산업 전략 부재로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같은 협력 모델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며 전략적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경제 이론에 대한 태도와 관련해 다양한 이론과 정책 경험을 종합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스트리아학파와 마르크스주의 모두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전통이지만, 현실에서는 지지자들이 종종 극단적인 해석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책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고양이의 색이 아니라 쥐를 잡는 것"이라며 이념보다 실제 성과와 실용성이 정책의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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